결국 구단 역사 상 두번째 최하위 수모를 기록하게 되었다. LG 트윈스가 2006시즌 이후 또다시 최하위로 침몰하고 말았다. LG는 지난 28일 7위(47승 73패, 29일 현재) 히어로즈가 SK 와이번스에 4-3 역전승을 거두는 바람에 남은 경기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최하위를 면하지 못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강도 높은 비시즌 훈련으로 6년 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렸던 LG였기에 올시즌 최하위 성적표는 더욱 뼈아프다. 특히 투수진서 대안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은 최하위 추락의 가장 큰 이유로 떠올랐다. 에이스로 낙점받았던 1선발 박명환(31)은 4월 한 달간 3패 방어율 8.61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결국 어깨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통째로 날려 버렸다. 컷 패스트볼 형태로 내려 앉는 직구를 선보이며 넓은 잠실 구장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외국인 투수 제이미 브라운(31) 또한 1승 5패 방어율 7.93을 기록한 채 지난 5월 한국 무대를 떠났다. 시즌 전 선발진의 '1-2-3 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투수들 중 제 몫을 한 투수는 10승 10패 방어율 4.07을 기록한 크리스 옥스프링(31)에 불과했다. 계투진 또한 허약했다. 마무리 우규민(24)이 흔들리면서 셋업맨 정재복(27)을 마무리로 돌렸고 이는 계투진의 약화를 초래한 동시에 뒤에 아무도 없다는 부담감은 정재복에게 블론 세이브 7회를 안겨주었다. LG는 올시즌 계투진의 허약함으로 인해 1점 차 승부서 가장 낮은 승률인 3할7푼9리(11승 18패)을 기록했고 연장전 승률 또한 1할8푼2리(2승 9패)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후반기 힘을 보여 준 신인 우완 이범준(19)의 활약은 LG에 한 줄기 빛을 던져 주었다. 성남서고를 졸업하고 2차 2순위로 입단한 이범준은 9월 3경기서 모두 선발로 등판, 2승 1패 방어율 2.7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12⅓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인 이범준은 LG 투수진에 가능성을 비췄다. 2차 전체 1순위 정찬헌(18)은 3승 13패 2홀드 방어율 5.75로 시즌 최다패 투수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정찬헌 또한 9월 들어 4경기 1패 방어율 3.46으로 분투하며 힘을 내고 있다. 시즌 개막과 함께 가능성을 비췄던 정찬헌은 쓰디쓴 경험 속에서 점차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집중력을 잃은 타선의 빈약함 또한 발목을 잡았다. 시즌 개막 전 LG는 중심 타선의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는 현실로 이어졌다. 프로에 적응하지 못한 '야구 천재'로 수그러 드는 듯했던 안치용(29)이 뒤늦게 본연의 실력을 떨치기 시작했고 로베르토 페타지니(37)가 타선의 중추가 되며 어느 정도 상쇄가 되었으나 타 팀 중심 타선에 비교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도루 1위(63개)를 사실상 확정지은 이대형(25)도 커다란 아쉬움을 남겼다. 이대형은 시즌 중반 일찌감치 어깨를 열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상대에게 약점을 노출했고 이는 타율 2할6푼4리, 출루율 3할1푼8리라는 저조한 비율 스탯으로 나타났다. 이대형의 OPS(장타율+출루율)는 5할9푼6리로 7할8푼4리를 기록한 이용규(23. KIA)와 7할3푼2리의 이종욱(28. 두산)과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무서운 주자였지만 무서운 타자는 결코 아니었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준 2008시즌이었다. 타선에서도 손실만 발견한 것은 아니었다. 막판 들어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안치용은 올시즌 97경기에 나서 2할9푼2리 7홈런 50타점을 기록, 주전 외야수로 우뚝 서는 감격을 맛보았다. 시즌 막판에는 신고 선수 출신 이병규(25)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망주 서동욱(24)이 빛을 발했다. LG에 어두운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LG는 올림픽 휴식기 이후 10승 14패(5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타선은 24경기 동안 80득점을 올리는 데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투수진은 93점으로 8개 구단 중 2번째(1위 SK-92실점)로 낮은 실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2008시즌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나 LG의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LG 팬들은 후반기 가능성을 보여 준 LG가 다음 시즌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가을 야구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