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말려들게 생겼어".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은 SK가 다소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두산과 롯데의 2위 싸움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후반기를 시작하며 두산과 롯데가 치열한 2위를 다툼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이런 분위기가 시즌 막판까지 계속될 경우 괜한 불똥이 우리에게 튈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며 "괜히 SK가 특정팀을 골랐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도 그럴 것이 올림픽 휴식기 전까지 4위였던 롯데가 후반기 들어 무서운 질주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8월 한 달 동안 6승 무패를 기록한 롯데는 지난 11일 7연승으로 2위까지 뛰어올랐다. 이후 6연패로 3위로 내려앉았지만 최근 3연승으로 다시 두산과의 경기차를 1.5로 줄인 상태다. 롯데와 두산은 각각 4경기와 5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만큼 어느 한 경기도 소홀히 다룰 수 없다. 이 중 롯데는 오는 30일부터 당장 문학구장에서 SK와 2연전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최악의 경우 이 두 경기를 모두 내줄 경우 롯데는 3위가 굳어진다. 사실 SK는 지난 21일 문학 KIA전에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 남은 경기의 승패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개인기록과 한국시리즈 엔트리 진입을 위해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김성근 감독 역시 단일리그 최다승(2002년 삼성, 82승)에 대한 욕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보다는 선수들의 부상 예방이 더 중요하다"며 "남은 경기는 기록이 걸린 선수가 아닌 이상 그동안 나오지 못한 선수들을 기용해 테스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SK가 자칫 롯데에게 두 경기를 모두 내줄 경우에는 두산이 껄끄럽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상대로 두산을 가상 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해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고 롯데전에 전력했다가는 올 시즌 500만 관중의 밑거름이 된 롯데팬들의 원망을 들어야 한다. 이래저래 난감한 상태에 빠진 SK다. 하지만 SK는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 해왔던 것처럼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경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21일 이후 SK 성적은 3승 3패로 5할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