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훈, "군 입대는 새로운 계기 될 것"
OSEN 기자
발행 2008.09.29 15: 45

[OSEN=이상학 객원기자] “이제 정말 몇 경기 안 남았네요” 한화 내야수 한상훈(28)은 요즘 한 경기 한 경기가 금 같다. 올 시즌이 끝나면 당분간 그라운드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김인식 감독의 요청으로 미뤄온 국방의 의무를 올 시즌을 끝마치고 치르기로 했다. 입대 제한 연령이 지나 상무에서 군복무는 무산됐다. 대신 공익근무요원으로 활동한다. 최소 2년간 경기에 뛸 수 없게 됐으니 만감이 교차할 법도 하다. 게다가 소속팀 한화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한상훈은 “길고 길었던 시즌이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런저런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가장 큰 아쉬움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지난 3년 연속으로 가을잔치에 나갔다. 큰 경기에서 많이 뛰면서 기량도 기량이지만, 자신감을 많이 얻은 것이 내게는 큰 힘이었다. 팬들의 환호도 정규시즌 때보다 더 컸다. 그런 가을잔치에 올해는 나가지 못한다. 섭섭할 따름이다”는 것이 한상훈의 말이다. 올 시즌 성적도 돌이켜 보면 아쉬움의 연속이다. 지난해 한상훈은 데뷔 후 가장 높은 2할5푼9리의 타율을 마크하며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도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잘 맞은 타구가 계속해서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을 시작으로 기나긴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한상훈은 “포스트시즌이랑 작년에는 홈런도 2개나 쳤는데 올해에는 홈런도 없고 타율도 낮아졌다”고 한탄했다. 사실 7월 24경기에서 3할대(0.308) 타율로 9타점을 올리며 포수 신경현과 함께 하위타순의 뇌관 노릇을 해냈다. 그러나 한창 타격감이 좋을 때 25일간의 긴 올림픽 휴식기가 찾아온 것이 한상훈에게는 나름의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한상훈은 “결국에는 핑계일 뿐이다. 야구는 결과의 스포츠다. 결과가 이러면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후반기 22경기에서 타율은 1할대(0.190)였고 시즌 타율도 2할1푼5리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2할9푼1리의 득점권 타율에서도 나타나듯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데뷔 후 최다 32타점을 올렸다. 김인식 감독도 벌써 내년 한상훈의 공백을 걱정하고 있다. 김 감독은 한상훈이 7월 맹타를 휘두를 때에도 “참 바보 같은 녀석이다. 미리미리 잘 쳤으면 수비가 좋아 대표팀에 뽑힐 수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한상훈은 수비 하나는 메이저리그급이다. 당장 대표팀에 뽑혀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 한상훈은 2루뿐만 아니라 유격수까지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드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한다. 한상훈은 “2루도 좋지만 유격수가 조금 더 편하다. 수비부담 같은 건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향후 2년간 한상훈의 튼실한 내야 수비를 볼 수 없다. 팀도 팀이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군입대하는 한상훈 개인의 아쉬움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하지만 한상훈은 의연했다. “지금 난 인생의 기로에 서있다. 아쉽지만 군입대가 새로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롯데 조성환 선배처럼 요즘에는 공익으로 군에 다녀온 후에도 계속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혹시 아는가. 나도 군에 다녀온 후 타격에 눈을 뜰지를. 물론 가만히 앉아서 될 것은 아니다. 군복무 기간에도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겠다”. 2년 후 돌아올 한상훈이 더욱 더 기대되는 이유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