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걸리는 게 많네요” 한화 3루수 이범호(27)에게 2008년은 성취의 한해다. 비록 소속팀 한화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지만, 지난 몇 년간 타율의 폭락으로 어려움을 보낸 것과 비교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게다가 핫코너 3루 수비는 리그 톱클래스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완전한 목표달성에는 아직 2% 부족하다. 최소한의 목표로 설정한 2할8푼의 타율과 사상 6번째 5년 연속 20홈런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30일 현재 이범호는 타율 2할7푼9리를 마크하고 있다. 8월 6경기에서 4할4푼4리의 불방망이로 4년만의 3할 타율 복귀가 기대됐지만 9월 16경기에서 58타수 10안타, 타율 1할7푼2리로 곤두박질쳤다. 주로 3번 타순에 전진배치됐으나 지나친 부담 탓인지 좀처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범호는 “몸 상태는 좋은데 이상하리만큼 공이 방망이에 잘 맞지 않았다. 타격감각이 영 좋지가 않다”고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좋지 않았다. 남은 2경기에서 최소한 2할8푼대를 유지하는 것이 이범호에게는 중요한 과제다. 지난 2004년 3할8리의 타율로 데뷔 첫 3할 타자가 된 이범호는 그러나 2005년(0.273)-2006년(0.257)-2007년(0.246)까지 거듭할수록 타율이 떨어졌다. 올 시즌 장종훈 타격코치의 지도아래 정확성과 밀어치기에 주력하며 2할8푼대까지 다시 타율을 끌어올렸다. 이범호 스스로 “20홈런보다 3할 타율이 좋다”고 할 정도로 타율에 민감하다. 2할8푼은 올 시즌 마지막 자존심이다. 여기에 5년 연속 20홈런도 있다. 역시 2004년 23홈런을 시작으로 2005년(26개)-2006년(20개)-2007년(21개)까지 4년 연속 20홈런을 꾸준하게 넘긴 이범호다. 올 시즌에도 123경기에서 19홈런을 때렸다. 남은 2경기에서 홈런 하나를 추가하면 5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하게 되는데 역대 프로야구에서도 양준혁·박재홍·이승엽·우즈·마해영 등 겨우 5명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범호도 “20홈런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당연히 도전하고픈 마음이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개인기록도 가을잔치 결석의 허전함을 달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이범호는 “(개인기록에서) 걸리는 것이 많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이 포스트시즌 진출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9월 타격 부진에 대한 자책의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77타점으로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점을 쓸어담을 정도로 찬스에 변함없이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범호가 남은 페넌트레이스 2경기에서 2할8푼의 타율과 5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다면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아쉬움을 그래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