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탈삼진왕 해보고 싶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였지만 그의 웃음은 천진난만했다. 류현진(21. 한화 이글스)이 2위 확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던 두산 베어스의 발목을 잡는 쾌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30일 대전 두산전서 선발로 등판, 7이닝 동안 총 10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사사구 2개, 탈삼진 4개)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4승(7패)째를 올렸다. 동시에 류현진은 총 143개의 탈삼진을 올리며 2위 김광현(20. SK)과의 격차를 5개 차로 벌여 놓았다. 경기 후 류현진은 다음 경기 등판 여부에 대해 묻자 "잘 모르겠다"라고 밝힌 뒤 "팔 상태는 괜찮은데 2회 최준석(25)의 타구에 맞은 왼손 중지 쪽에 감각이 없다. 무감각하게 던졌다"라며 다소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뒤이어 그는 방송 인터뷰서 김광현에게 '다승왕만 욕심 내라'라고 이야기한 데 대해 "지난 시즌까지 2년 동안 탈삼진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3년 연속 탈삼진 1위에 내심 마음을 두고 있다"라며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을 벗고 타이틀 획득을 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직구 최고 구속 144km로 평소에 못 미친 데 대해 묻자 류현진은 "팔 상태는 괜찮다. 많이 쉬다보면 제 스피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천진하게 웃어보였다. 류현진은 올시즌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데 이어 베이징 올림픽서도 캐나다전과 쿠바와의 결승전 등 중요한 경기에 등판해 빼어난 호투를 펼치는 등 역투를 이어왔다. 올시즌 가장 아쉬운 데 대해 류현진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별로 없다. 그러나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굉장히 아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프로 3년차 류현진은 어느새 팀의 주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며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를 보여 주었다. 한편 승장 김인식 감독은 "나머지 1경기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덕 클락(32)이 진작에 이러한 활약을 펼쳤더라면"이라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반면 패장 김경문 감독은 "수비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강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라며 패배를 교훈 삼았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