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30)의 연기에는 리듬감이 있다. 하정우는 영화 ‘비스티 보이즈’와 뒤이어 올 가을에 개봉한 영화 ‘멋진 하루’에서 캐릭터에 맞춤 리듬감을 선보였다. 대사를 할 때도 그의 팔과 다리 어깨의 동작에는 리듬감이 베어 나온다. ‘비스티 보이즈’에서 하정우가 맡은 역할을 호스트 바의 리더. 가진 것은 하나 없어도 폼 나게 하루를 살고 싶어 하는 겉멋 잔뜩 든 인물이다. 하정우는 크고 작은 보폭으로 리듬을 타며 밤의 세계를 주름잡은 호스트 재현을 껄렁껄렁하게 잘 살려냈다. 그런 재현의 뒷모습에 가슴 한 켠 씁쓸함을 전해주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하정우는 전도연과 손잡은 영화 ‘멋진 하루’에서 백수 병운 역을 맡았다. 집도 없고 돈도 없어 부인한테도 이혼당한 우울한 인생이지만 늘 낙천적으로 살려고 하는 인물이다. 철없는 듯 보이는 낙천주의자 백수 병운 역할에도 하정우는 그 특유의 리듬감을 부여했다. 350만원을 갚으라고 나타난 전 여자친구 희수의 까칠함을 달래면서 능청스럽게 관계를 풀어나간다. 꼿꼿하고 까칠한 30대 노처녀 희수를 자연스럽게 소화한 전도연 옆에서 하정우는 능청스러운 유연함으로 리듬을 탄다. 하정우는 “캐릭터를 만들 때 여러 가지 것들을 생각한다”며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리듬감이다. 헤어 의상 다 중요하지만 음악에 있어서도 제 나름대로 인물의 테마를 정한다”고 밝혔다. “‘멋진 하루’에서는 감독님한테 ‘어떤 테마를 어떤 느낌으로 쓸 거냐’고 물었고 스윙재즈라고 했다”며 “스윙재즈에 맞춰서 리듬감을 살리려고 했다. 또 나름대로 힙합의 느낌이 나는 걸음걸이를 하려고 했다. 힙합 음악도 들으면서 전도연과 촬영할 때 ‘나쁜 녀석들’의 윌 스미스 분위기가 나와야 한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런 리듬감을 많이 생각했다”고 전했다. crystal@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