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신경 쓴 것 같다". SK 김성근(66) 감독이 롯데 제리 로이스터(56) 감독을 향해 뼈가 있는 말을 남겼다. 김 감독이 이끄는 SK는 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7-1로 완승을 거뒀다. 레이번이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거뒀고 최정은 3타점 2루타, 정근우는 4안타를 날렸다. 이날 승리로 SK는 시즌 82승(40패)째를 거둬 팀당 126경기 체제에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1992년 빙그레(현 한화), 1993년 해태(현 KIA), 1994년 LG, 1998년 현대 등 네 팀이 보유했던 81승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올 시즌 시작 전 가진 미디어데이 때부터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인 로이스터 감독을 환영했다. 그렇기에 롯데한테는 질 수 없다는 마음을 가졌고 그 결과 13승 5패로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어 김 감독은 다소 뜻밖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오늘 우리는 LG-두산전을 계속 보면서 경기에 임했다. 그런데 우리만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로이스터 감독을 향한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사실 이날 경기는 롯데에게 더욱 중요한 한판이었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를 두고 두산과의 장외 경기를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두산이 2-7로 LG에 패해 만약 롯데가 승리를 거뒀다면 0.5경기로 좁힐 수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었다. 전날에도 9회초까지 2-1로 앞서다 9회말 마무리 코르테스가 패전투수가 되며 역전패, 역시 패한 두산과 0.5경기차로 줄일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그런데 로이스터 감독은 전날 경기와 마찬가지로 이날 경기에서도 '체력 비축'이라는 이유를 들어 주전들을 경기 초반부터 교체했다. 이날 롯데는 2회 조성환을 김민성으로, 5회에는 김주찬, 강민호, 박기혁을 각각 박종윤, 최기문, 이원석으로 교체했다. 전날도 마찬가지. 이는 승부사 김 감독에게는 곧 경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으로 비쳐졌을 법하다. 전날 경기에 앞서 로이스터 감독이 "우리는 훈련 때도 이렇게 적은 관중 앞에서 야구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해 SK를 다소 깎아내린데 대한 반격처럼 들리기도 했다. 결국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 수도 있는 롯데의 수장을 향해 정면 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한편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에 대해 "레이번이 잘 던져줬다. 최정은 공수 양면에서 눈을 뜬 것 같다. 한국야구에 큰 도움이 될 선수이며 열심히 하는 만큼 더 큰 선수로 발전할 것"이라고 선수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김 감독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겠다"며 남은 4경기에서 전승을 기록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