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대기록은 내년 봄으로 미룬다. 한화 송진우(42)와 삼성 양준혁(39)의 대기록 달성이 2009년으로 미뤄진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가 다가온 시점에서 송진우의 사상 첫 3000이닝과 양준혁의 통산 최다홈런 경신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한화는 1경기밖에 남지 않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작정이고, 4위를 차지하며 12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삼성은 일찌감치 준플레이오프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내년 시즌과 포스트시즌 대비차원에서 두 선수의 대기록이 내년으로 넘어간 것이다. ▲ 3000이닝 -4⅔ 송진우는 올 시즌 30경기에서 6승8패2홀드 방어율 4.42를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을 넘나들며 132⅓이닝을 던지며 당당히 규정이닝을 채웠다. 시즌 초부터 송진우는 “승수를 추가하는 것보다도 선발로 자주 등판해 올 시즌 내로 3000이닝을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시즌 전까지 송진우는 2863이닝을 마크 중이었다. 우리나이 43살의 사상 첫 20년차 베테랑이 137이닝 이상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지난 5년간 송진우가 137이닝 이상 소화한 시즌은 2차례뿐이었다. 하지만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꾸준함을 바탕으로 차곡차곡 이닝을 먹었다. 지난 6월6일 대전 히어로즈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 8이닝을 소화하며 프로야구 사상 첫 2000탈삼진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에도 송진우는 “2000탈삼진도 기쁘지만 개인적으로 3000이닝에 더 큰 애착을 갖고 있다. 3000이닝을 선수생활의 마지막 목표로 생각하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러나 대망의 3000이닝까지 4⅔이닝이 모자란 상태에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는 시즌 최종전이 되는 4일 대전 히어로즈전 선발투수로 유원상을 내정했다. 9월부터 투구에 눈을 뜬 유원상은 당장 내년 시즌 류현진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해야 할 투수다.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또한 탈삼진 타이틀도 걸려있는 류현진이 여차하면 중간계투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어처구니 없는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지금보다 내년 시즌 초 성대한 분위기에서 3000이닝을 돌파하는 것이 송진우에게는 더 나을 수 있다. ▲ 341홈런 -2 양준혁도 올 시즌 내로 통산 최다홈런을 갈아치우는 데에는 실패했다.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가 갖고 있는 프로야구 역대 통산 최다홈런은 340개. 양준혁은 지난달 4일 대구 KIA전에서 이범석으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통산 339호 홈런을 마크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잔여 18경기를 남은 상황이었고 타격감이 바짝 올라 시즌 내로 홈런 역사도 교체할 것으로 한껏 기대치가 상승됐다. 그러나 이후 16경기에서 양준혁은 홈런을 하나도 추가하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52타수 16안타로 타율이 3할8리로 변함없이 높은 것에서 나타나듯 타격감은 좋았다. 다만 팀이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건 시점에서 장타보다 정확하게 맞히는데 주력한 결과였다. 지난 5월17일 2군으로 내려갈 때에만 하더라도 1할9푼9리였던 시즌 타율을 2할7푼9리까지 바짝 끌어올리며 뒷심이 무엇인지를 증명해보였다. 하지만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과 함께 양준혁은 준플레이오프 준비 모드로 들어갔다. 지난 1일 목동 히어로즈전 원정에 합류하지 않고 대구에 남았다. 최종전인 4일 대구 SK전에서도 출장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양준혁은 “홈런 신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물론 빨리 달성하고 싶지만 기록이라는 건 자엽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당장 올해 달성하지 않아도 내년이 있지 않은가”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러나 프로야구 사상 첫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 좌절된 건 아쉬움이다. 최다홈런처럼 역시 단 2개가 부족했다. 올해가 양준혁에게는 데뷔 첫 한 자릿수 홈런이다. ▶ 양준혁,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는 의미 있는 기록" ▶ 양준혁, "후배들이 500홈런 시대 열어야" ▶ 3인의 에이스, 투수 3관왕 둘러싸고 '마지막 불꽃' ▶ SK, 역대 최소패 기록마저 깨나 ▶ '롯데전 승리' 김성근, "우리만 두산전 신경쓴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