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해 4연승을 달리며 완연한 상승세에 올라선 포항 스틸러스가 한 가지 문제를 놓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일 년 농사의 결과가 결정되는 11월 8일까지의 잔인한 일정 때문이다. 정규리그 우승 및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경쟁하는 모든 팀은 앞으로 30여 일간 정규리그 6경기 및 컵대회 플레이오프 그리고 FA컵 등 적지 않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특히 포항의 경우 이 모든 대회에서 우승 가능성이 있어 더욱 더 치열한 일정을 극복해야 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포항이 이런 빽빽한 일정에 익숙하지 않다는 데 있다. 포항은 올 시즌 초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주중경기를 병행하던 3개월 여를 제외하면 타 팀들보다 여유있게 1주일 간격으로 경기를 펼쳐왔기 때문이다. 결국 포항으로서는 남은 30여 일이 승부처이자 고비인 셈이다. 포항의 이런 어려움은 이미 지난 1일 성남과의 컵대회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난 바 있다. 9월 27일 한 차례 꺾었던 성남을 상대로 포항은 모든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1.5군으로 승부에 임해야 했다. 역시 짧은 시간 안에 주축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결과적으로 포항이 성남을 꺾으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포항은 특유의 공격적인 전술을 살리지 못한 채 수세에 처해야 했다. 만약 전반 노병준의 선제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포항은 더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파리아스 감독은 이런 위기를 로테이션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물론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포항은 주전 멤버를 중심으로 경기를 펼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능성만큼은 분명했다. 성남전에서 보여줬던 김광석, 박희철 등의 활약이 그 원동력이다. 여기에 포항 특유의 끈끈한 커뮤니케이션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노병준은 "어차피 포항은 누가 뛰든 같은 수준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훈련을 하고 있다"며 "경기에 익숙지 않은 후배가 뛸 때는 우리 선배들이 이끌어 준다.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즐겁게 도전하자는 게 우리의 분위기다"고 전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