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려는 사람이 없었다". 박노준 전 단장의 사임을 계기로 이장석 대표가 히어로즈 구단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대표는 2일 목동 두산전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 시즌을 돌아보며 "내가 야구에 대해 무지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며 "대표인 내게 모든 책임이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전력을 가진 팀이 계속해서 힘없이 지는 모습에 많은 실망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122경기를 지켜봤다는 이 대표는 "최하위는 하지말라고 한 것은 주위에 있던 전문가 분들이 선수단 구성이 최하위 수준이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최하위 실력이라고 해도 제일 열심히 뛰는 구단이었으면 좋겠다는 뜻도 분명히 전달했다"며 "그러나 경기를 치르다 보니 우리가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나갈 전력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이보다 나빠질 수는 없다. 내년은 분명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전 단장이 전 단장이 내건 요구조건은 정말 기사를 통해 들었다"고 말한 이 대표는 "밝힐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이익과 관련된 요구조건 단 한 가지였을 뿐"이라고 박 전 단장이 언론을 통해 밝힌 요구조건과 관련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다음은 이장석 대표와 일문일답. -박노준 단장이 사임한 후 앞으로 변화는 어떻게 되나. "구단의 비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팬, 야구인, 고객과 함께 하는 야구에는 계속해서 지켜나갈 것이다. 박 단장은 그동안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이다.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러나 바로 잡을 것이 있다". -단장 후임은 정했나. "다른 단장들은 조용한 데 비해 우리 단장은 너무 많이 알려져 힘들었다. 당분간은 공석 상태로 놓아둘 생각이다. 다른 임원들도 많기 때문에 단장 회의에 참석하는 등 단장 역할을 하는데는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내가 단장직을 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른 임원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새로운 단장의 조건이 있다면. "시즌 전 선수 출신 단장을 모시면서 주변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 논리에서는 관리와 홍보 위주의 단장보다는 선수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선수 출신 단장이 맞다고 생각했다. 만약 새로운 단장이 온다면 선수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의사소통도 원활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솔직히 프런트와 선수간에 대화가 없었다는 불만이 많았다. 1차적으로는 선수단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분이라면 다시 생각해 볼 것이다. 당분간은 운영 부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단장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코칭스태프도 새판을 짤 것인가. "확실하게 결정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광환 감독의 유임도 결정된 바 없다. 마무리 훈련도 올 스톱인 상태다. 감독 문제는 고심 중이다. 오래 끌 생각은 없다 되도록 빨리 발표할 생각이다. 오는 4일 혹은 5일까지는 발표할 것이다". -메인스폰서 이달 안에 해결되나. "100억 원 단위의 규모인 만큼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우리 담배도 여전히 3년간 유효한 상태고 국내외 기업과도 접촉하고 있다. 가능성은 100%다. 스토브리그에서는 인기 1위 구단이 됐지만 시즌 시작 후에는 인기 바닥 구단이 돼 온 구단이었다. 더 이상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겠다". -박노준 전 단장은 요구조건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런 내용은 기사를 접한 후에야 알았다. 사실과 다르다. (박노준 전 단장이) 과거에 했던 말을 되돌아 보면 알 것이다. 구단 신뢰 문제가 직결된다는 점에서 책임을 물었어야 했는데 차질이 있었다. 언론과의 소통도 문제가 있었다. 자신이 스카우트한 직원들의 고용 보장, 노장들의 연봉 보전 등 향후 구단 유지와 관련해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그런 조건은 들은 바 없다.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요구조건 딱 하나만 있었을 뿐이다. 내년 시즌 베테랑을 모두 정리하겠다는 말도 구단의 입장이 아니다. 성적에 따라 평가를 하고 있고 그렇게 할 것이다. 타구단 만큼은 아니지만 남부럽지 않은 수준으로 줄 것이다". -히어로즈가 포스트시즌 전력임에도 나가지 못한 이유는. "누구도 책임지는 자세가 없었다. 이탓저탓에 선수탓까지 했다. 리더십 문제다. 126번의 전투를 통해 1년간 치르는 한 번의 전쟁인데 모두가 책임을 회피했다. 선수가 뛰는 것이지만 나폴레옹 장군이 혼자 수만명을 해치웠겠는가. 히딩크 감독이나 로이스터 감독을 봐도 그렇다. 내 생각에는 투수를 봐도 우리 투수들이 다른 구단 투수들과 비교해 떨어진다 생각지 않는다. 투수가 전력의 80%라고 볼 때 우리는 왜 헤매나. 궁극적인 책임은 야구에 무지했던 나에게 있지만 첫 단추를 잘못 뀄다. 그러나 이제 그것을 풀었으니 앞으로는 다 잘될 것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