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들이 레드카펫에만 관심이 있을 뿐 개막작 상영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이 2일 부산 해운대 수영만 요트 경기장 야외 상영장에서 열렸다. 개막식 전, 많은 배우들이 레드카펫 행사를 위해서 몰려들었다. 최진실 사망 비보로 레드카페 행사 참여 연예인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사회를 맡은 김정은 장진영을 포함해 김강우 이연희 고아라 박은혜 강혜정 신현준 이화선 현빈 이보영 이다희 정려원 소희 박진영 박준형 등이 자리했다.
오후 6시부터 레드카펫 행사가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됐고 이후 허남식 조직위원장이 등단해 제13회 부산영화제의 개막을 선언했다. 이어 개막식 축하 불꽃 쇼가 이어져 장관을 연출했으며 성악가 신영옥이 등장해 오케스트라와 함께 아름다운 선율을 뽑아내며 축제의 분위기를 무르익게 했다. 개막식 막바지에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등장해 최진실 사망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이후 진행을 맡은 배우 김정은이 장내를 5분간 정리 한 후에 개막작 상영이 이어질 것이라는 멘트를 전했다. 이 5분 동안 많은 배우들은 개막작 상영을 뒤로하고 썰물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개막식장을 빠져나갔다. 레드카펫을 밟은 배우의 50%가 빠져나가 막판 영화제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보통 배우들은 레드카펫에 참석하기 위해서 며칠 동안 드레스 및 턱시도를 마련하는데 공을 들인다. 그만큼 레드카펫 행사는 배우들의 완벽하고 매력적인 자태를 뽐내기에 좋은 자리. 하지만 영화제에는 레드카펫 행사만 있는 것은 아닐 터다. 개막작 ‘스탈린의 선물’은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조차 외면당한 채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영화 팬들을 위해 상영됐다.
부산영화제는 사상 처음으로 카자흐스탄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스탈린의 선물’은 1949년 구 소련 정부에 의해 수 많은 소수민족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하던 시절, 한 유대인 꼬마 사쉬카가 강제 이주를 당하던 중 카자흐스탄의 외딴 마을의 카심 할아버지를 만나 정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참담한 암흑기를 견디고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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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호 기자 ym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