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PO 직행' 두산, 근원은 '대체자의 힘'
OSEN 기자
발행 2008.10.02 21: 58

세대 교체와 좋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 김경문(50) 감독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두산은 2일 목동 히어로즈전서 16-3으로 대승을 거두면서 2위(70승 54패, 2일 현재)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동시에 플레이오프 직행 유효 승수를 모두 채워 3위(68승 56패) 롯데 자이언츠의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년 연속 플레이 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또한 김 감독은 이날 2위 자리를 확정 지으면서 재임 5년 간 4번이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끄는 기염을 토했다. 125경기 째만에 2위를 확정지은 지난 시즌과 124경기를 치른 끝에 2위 자리를 지키게 된 올시즌 두산은 '같은 듯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특히 선수단의 '양적 성장'으로 인해 가용 인원이 많아졌다는 점은 지난 시즌과의 큰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 시즌 두산은 다니엘 리오스(36. 전 야쿠르트)-맷 랜들(31)로 이뤄진 선발진 원투 펀치의 힘을 바탕으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끌어냈다. 후반기 김명제(21)가 부진을 떨치고 선발진에 가세하기는 했으나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은 페넌트레이스서 34승을 합작한 리오스-랜들 원투펀치였다. 만약 둘 중 한 명이라도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을 경우 포스트 시즌 진출 조차 장담할 수 없었던 시즌이었다. 올시즌 두산은 확실한 1선발 리오스의 일본 이적, 랜들의 직구 구위 하락으로 인해 한 시즌을 온전히 지켜 준 에이스를 가져보지 못했다. 2004시즌 다승왕(17승) 경력의 게리 레스(35)는 가정사로 인해 지난 5월 임의탈퇴 공시되었고 대체자 저스틴 레이어(31)는 팀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해외파' 김선우(31)의 전반기는 시행 착오의 연속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선발 가용 인원은 지난 시즌에 비해 많아졌다. 허리 부상을 딛고 돌아 온 좌완 이혜천(29)은 물론 지난해 선발로써 가능성을 보여줬던 김상현(28)은 신무기 슬라이더를 장착, 한결 더 적극적이고도 깔끔한 투구를 보여주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마무리 정재훈(28)까지 선발로써의 가능성을 비췄다. 탁월한 구위와 컷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을 보여 준 김선우의 후반기 또한 나쁘지 않았다. 확실한 에이스는 보이지 않지만 적어도 대처 방안은 갖추게 된 두산의 선발진이다. 계투진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신인왕 임태훈(20)과 함께 '승리 카드'로 낙점받았던 이재우(28)는 올시즌 11승 3패 방어율 1.56으로 2년 간의 병역 공백을 무색케 하는 활약을 선보이며 올시즌 최고의 계투 요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계투 요원이 선발로도 뛸 수 있게 된 탄력적인 투수진 운용으로 계투 요원까지 덩달아 많아지는 효과를 낳았다. 시즌 막판 두산은 선발, 계투요원을 확정짓지 않고 등판 기회를 골고루 부여하며 일찌감치 포스트 시즌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선 또한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지난 시즌 발전 가능성을 비춘 민병헌(21)을 주전 톱타자로 낙점했으나 그는 1할대 타격(1할9푼4리)로 부진 일로를 걸었다. 타격은 둘째치고 출루율 또한 2할5푼에 그치며 '발야구 3총사'의 막내 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민병헌을 대신해 육상부에 '가입 원서'를 넣은 선수는 2년차 내야수 오재원(23)이었다. 오재원은 올시즌 26개(8위)의 도루로 '육상부 3인자'로 우뚝 서는 동시에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해내는 야구 센스까지 보여주었다. 주전 선수로 우뚝 섰다고 평가하기는 무리가 있으나 시즌 막판 타격폼까지 수정하며 타격 정확성에서도 발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대수(27)를 대신해 유격수로 나설 수 있는 김재호(23)의 군 복귀 또한 두산에 '호재'로 다가왔다. 김재호는 지난해 포스트 시즌서 입은 부상으로 인해 전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대수를 대신해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기도 했다. 14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으나 역동작 없이 무게 중심이 뒤로 쏠린 상태서도 빠르고 곧은 1루 송구를 보여 준 김재호의 잠재력은 분명 주목할 만했다. 주전 포수 채상병(29)의 부진을 커버해 줄 수 있는 최승환(30)의 존재 또한 두산이 새로운 보강 요인이다. 전체적인 운동 능력만큼은 국내 최고급으로 평가 받는 유망주 이성렬(24) 또한 선수단에 가세했으며 베테랑 외야수 전상렬(37)은 외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당한 무릎 부상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한 최준석(25)으로 인해 '주포' 김동주(32)의 존재감을 상쇄할 만한 거물 타자를 아직 가세시키지 못했을 뿐 투수진과 수비 면에서는 대책을 세우게 된 2008시즌 두산이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컨디션을 지켜본 뒤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 넣으며 플레이오프 엔트리를 구축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전에 비해 더 많은 가용 인원을 자랑하게 된 두산이 포스트 시즌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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