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의 20년차 시즌, '충분히 대단했다'
OSEN 기자
발행 2008.10.03 08: 32

[OSEN=이상학 객원기자] "송진우를 많이 본받아야 한다". 올 시즌 내로 꿈의 3000이닝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물건너갔다. 하지만 그에게는 내년이 또 기다리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사상 첫 20년차 선수로 활약한 한화 송진우(42)가 선수생활의 마지막 정거장으로 생각한 3000이닝을 내년 봄으로 미뤘다. 3000이닝까지 4⅔이닝만 남겨둔 상태지만, 한화는 최종전인 4일 대전 히어로즈전에 유원상과 김혁민 그리고 경우에 따라 류현진으로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올해 송진우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 20년차 선수로 등록됐다. 지금껏 프로야구에 19년차 선수는 송진우를 포함해 장종훈과 올해 김동수까지 3명이 있지만 20년차는 송진우가 처음이었다. 20년이라는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시즌 전에만 하더라도 과연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게 사실이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3월 30일 대전 롯데전에서 구원으로 등판했으나 카림 가르시아에게 마수걸이 결승 스리런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로 스타트를 불안하게 끊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경기부터 선발진에 합류한 송진우는 4월 3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후 시즌 막판 불펜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꾸준함을 보였다. 코칭스태프에서는 투구수 80개부터 카운트다운을 걸었지만 송진우는 개의치 않았다. 대망의 2000탈삼진을 달성한 지난 6월에는 4경기에 나와 1승 방어율 2.92로 호투하며 42살 에이스의 진면목을 발휘했다. 7월 6경기에서 승없이 3패 방어율 4.78로 부진하더니 후반기 8경기에서도 2승3패 방어율 6.00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 성적은 30경기 6승8패2홀드 방어율 4.42. 퀄리티 스타트는 6차례뿐이었던 반면 5회 이전 조기강판은 9차례나 있었다. 하지만 한화 팀내에서 류현진(165⅔이닝) 다음으로 많은 132⅓이닝을 소화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17명의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리그에서 14번째로 많은 수치다. 고령이지만 이렇다 할 부상도 없이 한 시즌을 온전하게 치러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송진우에 대해 "그 나이에 저렇게 잘 던진다. 나이가 아니라 실력이 중요하다. 젊은 애들이 송진우를 많이 본받아야 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시즌 초 불펜으로 시작한 송진우는 경쟁을 이기고 선발진에 합류했고 시즌 막판에는 구원등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송진우는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야구를 한다는 것과 야구장에 온다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야구한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그래도 오래 한 비결이라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내년 21년차로 현역생활 연장을 잠정 결정한 송진우는 다시 경쟁해야 한다. 올해 한화에서 송진우만큼 팀에 공헌한 젊은 투수는 류현진뿐이었다. 어디에 갖다 놓아도 효용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내년 시즌에도 송진우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한 야구인은 "송진우가 마음먹고 중간계투로 계속 뛴다면 200승-100세이브에 이어 100홀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10홀드를 따낸 송진우는 통산 15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송진우는 "은퇴는 3000이닝 달성 후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내년 봄, 3000이닝 달성과 함께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불사를 수 있다. 하지만 송진우의 정거장은 가늠할 수 있을지언정 종착역은 누구도 점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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