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박노준-히어로즈, 하루만에 봉합 국면
OSEN 기자
발행 2008.10.03 08: 49

"좋은 기억만 가지고 떠나겠다". 금방이라도 진실공방, 폭로공방으로 확전일로를 걸을 것 같았던 분위기가 하루 만에 봉합되는 느낌이다. 히어로즈 박노준 전 단장은 2일 오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장석 대표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주위 분들이 전화를 걸어와 대충 알고 있다"면서 "이 대표가 한 말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할 수 있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 않다. 기자회견 뒤 이 대표와 직접 통화를 했다. 더 이상은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서로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가 입을 열수록 일이 확산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이미 히어로즈 구단을 떠난 입장"이라고 강조한 뒤 "한 시즌 가까이 구단에 헌신해오며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좋은 기억만 가지고 떠나겠다. 언론에서 나온 진실공방도 없을 것이며 당분간 기자회견도 가지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오전 히어로즈 박노준 전 단장이 갑작스런 자진 사임을 발표했고 그날 오후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는 목동구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앞서 박 전 단장이 자신이 직접 뽑은 직원들의 고용 보장, 노장들의 연봉 보전 등 향후 구단 유지와 관련해 요구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에 대해 "금시초문이다. 개인적인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요구만 있었을 뿐"이라고 정면으로 반박,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진실공방의 시작을 알리는 듯 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박 전 단장의 사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다. 일관성 없는 말바꾸기로 구단의 이미지를 다 흐려놓은 상태에서 자신만 몸을 뺐다. 사회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측은한 생각마저 든다"고 직접적인 비방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박 전 단장은 "모든 것을 덮어두고 이장석 대표와 우리담배 유기용 대표 두 분은 프로야구사에서 박수를 받아 마땅한 분"이라며 "이 대표는 야구에 대해 잘 몰랐지만 8개 구단 체제로 가야 한다는 야구사랑의 신념 하나로 선뜻 야구단을 인수해주셨다. 이 대표 덕분에 한국프로야구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고 올해 500만 관중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유 대표도 메인스폰서로서 히어로즈 구단을 도와주셨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두 분에게 공로패라도 줘야 마땅하다"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더불어 "같이 고생한 감독님을 비롯한 선수단, 프런트, 팬 등 히어로즈와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죄송하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단장과 이대표의 설전공방으로 불거진 첨예한 갈등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또 박 전 단장은 방송 해설가로 복귀하느냐는 질문에 "당장은 아무 것도 계획된 것이 없으며 어떤 것도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이광환 감독의 유임 여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에 빠져 있고 메인스폰서 영입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어 내년 시즌 구단의 행보에 빨간불이 들어온 만큼 이 문제는 시한폭탄으로 남을 예정이다. 만약 이들 연결고리 중 단 1개라도 폭발할 경우 연쇄반응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구단 내부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이와 관련된 발언을 외부에 할 경우 다시 문제가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봉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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