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탤런트 최진실(향년 40세)의 죽음으로 한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주변 인물들은 한결같이 “아무런 사전 징후가 없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할 때 어떤 형태로든지 표현을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최진실의 경우 뚜렷한 자살의 전조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딱히 유서라고 할만한 문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메이크업 담당자에게 보낸 휴대전화기 문자메시지가 유서를 대신하고 있다. 물론 경찰이 공개하지 않는 메모가 있다고는 하지만 유서라고 할 만한 성질의 것은 못 된다고 보여진다. 최진실 주변 인물들의 진술도 일관된다. 최근 ‘안재환 자살’ 이후 사채 제공설에 휩쓸리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직접적인 자살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더군다나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해 ‘최진실 25억 사채설’을 유포한 혐의자까지 검거한 상태라 고인의 극단적 선택은 사람들을 더욱 충격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고인의 소속사 관계자들의 진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인은 사망 전날인 1일 동료 연기자 손현주와 함께 모 제약회사의 CF를 찍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2시간 정도만 촬영하고 일정을 연기한 뒤 소속사 관계자들과 저녁 늦게까지 술자리를 같이 했다. 이 자리에 함께 있었던 관계자들도 “최근의 고민 외에 별다른 징후는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자살을 결심한 이들이 흔히 보이는 주변 정리의 흔적도 없다. 당장 모 제약업체의 후속 CF를 찍었다는 사실이 그렇고 정준호와 함께 내년에 들아 갈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속편을 의논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렇다. 또한 현 소속사와 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와 재계약을 할 지 아니면 새 둥지를 찾을 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었다고 주변 인사들은 증언하고 있다. 쉽게 자살을 결행할 나약한 의지의 주인공도 아니다. 최진실은 가난에 찌든 힘든 청소년기를 딛고 일어선 의지의 배우였다. 연예계에서 번 돈을 착실하게 저축하는 ‘또순이’였고 이혼의 충격도 보란 듯이 딛고 일어선 오뚝이였다. 결국 전문가들은 최근 고인이 앓았다는 우울증에 주목하고 있다. 우울증 약과 술, 그리고 안재환 사망 사건 이후 고인에게 쏟아진 불명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김양래 신경정신과 김양래 원장은 “환자가 항우울제 항불안제를 복용할 때 의사들은 술을 같이 마시기를 권하지 않고 있다. 적은 양일 경우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취할 정도로 마셨을 때는 약효와 알코올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충동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항불안제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물이 그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항우울증 약이 환자의 심리상태를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기능을 하지만 규칙적인 복용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되레 감정의 기복을 부를 수도 있다. 최진실 씨의 경우는 충동적이고 우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열린마음정신과 장석하 원장도 공통된 논리를 펴고 있다. 장 원장은 “우울증은 꾸준한 치료가 절대적이다. 주기적으로 치료를 하면 90%이상 완치될 수 있다. 문제는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 정신과 치료에 대한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당장 바쁜 스케줄이 걸림돌이고 이미지 관리도 그렇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울증은 주기, 정기적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최진실 씨의 경우 이혼 이후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고 연예인으로 성공하기 전 우뚝이 같던 의지력도 이혼 파동을 겪으면서 많이 약해졌을 것이다. 옛날에 자신을 아껴주던 팬들이 어느 순간 손가락질을 할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작은 비난에도 민감해지고 그것이 누적되다 보면 자칫 끔찍한 결과를 부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