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쾌거를 이룬 삼성 라이온즈. 주전 선수들의 잇딴 부상과 외국인 선수 동시 퇴출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야구 명가의 저력을 발휘했다. 삼성의 베테랑 타자 삼총사 양준혁(39), 진갑용(34), 박진만(32)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경험을 살려 팀을 이끌 각오.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양준혁은 올 시즌 부상과 데뷔 첫 2군 강등이라는 악재를 딛고 관록의 힘을 발휘했다. 3일까지 타율 2할7푼9리(384타수 107안타) 8홈런 49타점 49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최근 5경기서 4할대 타율(.462)을 기록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양준혁은 "나를 비롯해 베테랑 선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힘든 시즌을 치렀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선수단이 끈끈한 유대 관계로 뭉쳐져 있다. 이전에는 찾기 힘들었던 모습인데 팀워크 속에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손꼽았다.
이어 그는 "나 뿐만 아니라 박진만, 진갑용 등 고참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면서 젊은 후배들이 자율적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결과는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02, 2005, 2006년 삼성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안방마님' 진갑용은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본선 무대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어 후반기 들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단계.
진갑용은 후배 현재윤(29)에게 안방을 내준 뒤 휴식을 취하며 가을 무대에서 전력을 쏟아 부을 태세이다. '화끈한 안방마님'이라는 수식어처럼 뛰어난 타격 솜씨를 자랑한다. 104경기에 출장, 타율 2할7푼4리(270타수 74안타) 11홈런 44타점 33득점.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유격수 박진만도 시즌 초반의 부진을 털어내고 후반기 들어 불방망이를 선보였다. 지난달 18경기에 나선 박진만은 타율 3할5푼7리 20안타 1홈런 11타점 4득점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1할대 초반에 맴돌던 타율은 어느새 2할4푼4리(332타수 81안타)까지 상승했다. 박진만은 "(양)준혁이형부터 막내 선수까지 전체적으로 잘 하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도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듯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준혁-진갑용-박진만 등 베테랑 타자 삼총사의 활약 여부에 삼성의 운명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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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진갑용-박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