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마정길이 제일 잘 던졌어"
OSEN 기자
발행 2008.10.04 16: 20

[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4일 대전구장.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을 앞둔 한화 덕아웃은 평온했다. 후반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추락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지만 충격을 털어내고 마지막 경기에서 홈팬들을 위해 유종의 미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백전노장' 김인식 감독도 평소처럼 덕아웃을 지키며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팀의 잘 된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에 대해 "몰라"라며 답을 회피했다. 사령탑 부임 후 3년 연속으로 나갔던 포스트시즌 진출이 올해 좌절된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투수진에 대해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라고 해봐야 유원상이랑 김혁민 둘밖에 없다. 이번에 새로 신인투수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대학에서 제일 많이 던진 투수구가 120개라고 한다. 그래서 제구력이 잘 잡히겠나"고 아쉬워했다. 그래서 김 감독이 가장 칭찬한 선수가 바로 마당쇠 역할을 완벽히 한 잠수함 마정길이었다. 선수들에게 웬만하면 칭찬을 하지 않는 김 감독이지만 마정길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우리 팀에서 마정길이 제일 잘 던졌다. 요즘 선수들은 조금만 던지고 나면 꼭 몸이 아프다거나 쉬고 싶다고 그런다. 마정길은 군말하지 않고 이틀씩 던져도 쌩쌩했다. 체력도 좋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좋았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다. 마정길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63경기에 등판해 91⅔이닝을 던져 1승1패2세이브7홀드 방어율 2.95를 기록했다. 또한, 김 감독은 이날 탈삼진 3연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류현진의 구원등판 여부에 대해 "웬만하면 던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원래 같으면 등판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계속해서 캐치볼하는 것을 보니 등판하고 싶은가 보다"며 웃었다. 류현진은 등판 여부에 대해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보였다. 그러나 1위 김광현(SK·150개)과의 탈삼진 차이는 7개나 된다. 히어로즈 이순철 수석코치는 "선수들에게 초구를 안 치면 벌금 물기로 했다. 2시간30분 만에 경기를 끝내고 서울로 가겠다"고 농을 던졌다. 한편 경기 전 히어로즈 정수성은 한화 덕아웃을 찾아 김인식 감독의 어깨를 주물렀다. 정수성은 "평소 전화로 연락해도 잘 안 받던 (정수근) 형이 대전원정을 간다니 전화를 해와 김 감독님 어깨를 꼭 주물러 드리라고 하셨다"고 웃어보였다. 김 감독은 비록 몸은 떠나있지만 제자의 식지 않은 사랑에 미소지었다. 이날만큼은 더없이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