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LG, 고난 속에서 찾은 희망'봉'
OSEN 기자
발행 2008.10.04 20: 41

경기를 믿음직하게 책임질 수 있는 이닝이터가 있다는 점은 앞으로의 희망을 밝게 해준다. 최하위로 추락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된 LG 트윈스에서는 봉중근(28)이 빛을 발했다. 봉중근은 4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서 6⅔이닝 4피안타(탈삼진 6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1승(8패, 4일 현재)째를 거뒀다. 시즌 최종 성적 11승 8패 방어율 2.66을 기록하게 된 봉중근은 올시즌 가장 많은 이닝(186⅓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사실 시즌 개막 전 봉중근의 위치는 4,5 선발급에 머물렀다. 당시 김재박 LG 감독은 "박명환(31)-크리스 옥스프링(31)-제이미 브라운(31)이 선발진 삼각편대를 편성 할 예정으로 그 이후로 봉중근, 최원호(35) 등이 경합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시즌 6승 7패 방어율 5.32로 짙은 아쉬움을 남긴 봉중근의 페이스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나온 의견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예상은 완전하게 빗나갔다. 믿었던 1선발 박명환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3패 방어율 8.61의 성적만을 남긴 채 수술로 시즌을 마쳤다. 직구가 싱킹 패스트볼 형태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여주며 넓은 잠실 구장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브라운 또한 1승 5패 방어율 7.93의 성적으로 지난 5월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말았다. 3명 중 제 몫을 한 선수는 10승 10패 방어율 3.93으로 분투한 옥스프링에 불과했다. 선발 보직을 놓고 봉중근과 경쟁을 벌였던 투수들 또한 아쉬움이 점철된 한 해를 보냈다. 베테랑 우완 최원호는 오른쪽 허벅지 부상 등으로 난조를 겪으며 1승 5패 방어율 5.90에 그쳤고 좌완 이승호(32) 또한 2패 방어율 9.25로 2003시즌 1선발의 자존심에 흠집을 내고 말았다. 전체적으로 투수진이 침체된 상황 속에서도 봉중근은 꿋꿋했다. 8개 구단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투구이닝을 소화해내며 선발 투수의 최대 덕목에 충실했던 봉중근은 탈삼진 140개(3위)에 피안타율 2할2푼9리(3위)로 타자를 농락하는 방법 또한 탁월했다. 이닝 당 출루 허용(WHIP) 또한 1.21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전체 4위에 오르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 주었다. 특히 봉중근은 유독 특정 팀에 약한 면모를 보이지 않은 선발 투수 중 한 명이다. 히어로즈에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전 구단 승리 기록을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의 히어로즈전 성적은 3패 방어율 2.01이었다. 봉중근 등판 시 히어로즈 투수진을 상대로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던 타선의 침묵이 너무나 아쉬웠다. 구장별, 상대 구단 별 성적에서 가장 편차가 적었던 투수 중 한 명이 봉중근이었다. 불안정한 타선 지원과 계투진의 난조 속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펼쳤던 봉중근. LG 팬들은 올시즌 선발진서 분투했던 봉중근이 다음 시즌 팀을 '가을 야구'로 이끄는 주역이 되어 주길 기대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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