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김태균, 한화 투타 자존심 증명
OSEN 기자
발행 2008.10.05 08: 07

[OSEN=이상학 객원기자]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은 무너졌지만 마지막 자존심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 3년간 포스트시즌에 개근했던 한화가 5위로 아쉽게 2008시즌을 마감했다. 투타의 총체적인 난국으로 후반기에서 8승16패로 대추락했다. 하지만 투타의 마지막 자존심만큼은 무너지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괴물 에이스' 류현진(21), 타선에서 4번 타자 김태균(26)이 구겨진 팀의 자존심을 살렸다. 류현진은 3년 연속 리그 최정상급 투수임을 증명했으며 김태균은 독수리 군단에 무려 16년 만에 홈런왕 트로피를 안겼다. 류현진은 올 시즌 26경기 모두 선발등판해 165⅔이닝을 소화하며 14승7패 방어율 3.31 탈삼진 134개를 기록했다. 완봉승 한 차례를 포함해 완투도 2차례나 기록했다. 다승 공동 2위, 투구이닝 5위, 방어율 8위, 탈삼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 후 지난 2년간 워낙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인상을 주지만 변함없이 톱클래스 투수였다. 특히 후반기 6경기에서 4승1패 방어율 2.54로 역투를 펼치며 '현진 이글스'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물론 올 시즌 상대적으로 부침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시즌 초에는 과체중 논란과 제구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5월31일에는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우려의 수군거림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 이후 11경기에서 7승2패 방어율 2.57이라는 가공할만한 성적을 냈다. 경기당 평균 투구이닝도 무려 6.70이닝에 달했다. 류현진이라는 이름값이 주는 기대치가 워낙 높은 탓에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다만 직구 구속이 떨어진 것은 걸리는 대목이다. 김태균은 포스트시즌에서 떨어진 팀 성적을 제외하면 2008년을 데뷔 후 최고의 한해로 만들었다. 115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31홈런·92타점·8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장타율은 무려 6할2푼2리였고, 출루율도 4할1푼7리나 됐다. 홈런·장타율 1위, 타격·득점 5위, 타점 4위, 출루율 3위 등 도루를 제외하면 타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홈런·장타율 2관왕을 차지하며 무관의 한까지 씻어버렸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는 리그 유일의 1점대(1.039)이며 득점권 타율도 3할7푼8리로 전체 2위에 올랐다. 더욱 놀라운 건 시즌 초반 부상으로 무려 11경기에 결장하고도 이런 성적을 냈다는 점이다. 후반기 테이블세터와 덕 클락의 부진으로 좀처럼 타점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도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면 당장 MVP 후보 0순위로 손색없는 성적이다. 지난 2년간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으로 퇴보했다는 평을 받은 데 이어 연봉까지 삭감되는 충격파를 맞았던 김태균이지만 올해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그간의 시련을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류현진은 "올한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많은 혜택을 받아 좋았다. 그런데 팀이 4강에 못 들어가 팬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내년이 또 있다.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 팔꿈치 상태도 이상없다"고 자신했다. 김태균도 "홈런왕을 차지해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내년에는 40홈런을 목표로 해 홈런왕 2연패와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도 할 수 있도록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둘이 있어 한화는 언제나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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