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완벽투' 다저스, 20년 만에 NLCS 진출
OSEN 기자
발행 2008.10.05 14: 10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LA 다저스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시카고 컵스를 '싹쓸이'로 제압하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올라섰다.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20년간 번번이 디비전시리즈에서 눈물을 흘린 기억을 뒤로 하고, '가을의 전설'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다저스는 5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으로 옮겨 치른 시카고 컵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타선의 집중력과 선발 구로다 히로키의 완벽한 투구를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100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보던 컵스를 3연승으로 완파하고, 플레이오프에 오른 8개 팀 중 가장 먼저 챔피언십시리즈행 티켓을 확보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이듬해인 8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4차례 플레이오프에 올랐으나 매번 첫 관문을 뚫지 못했다. 토미 라소가 부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95년, 빌 러셀 감독이 이끈 96년, 짐 트레이시 감독이 지도한 2004년, 그래디 리틀 감독이 인솔한 2006년 디비전시리즈에서 맥없이 탈락했다. 그러나 조 토리 감독이 새로 부임한 올해, 투타에서 흠잡을 데 없는 전력을 앞세워 '1차 숙원'이던 NLCS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NLCS에 진출한 다저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승자와 리그 우승을 놓고 7전4선승제의 시리즈를 치른다. 적지에서 먼저 2승을 거둔 여유가 3차전에서도 경기 내내 묻어났다. 1회부터 점수를 뽑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수들도 컵스 타선을 연신 잡아내며 승리를 뒷받침했다. 특히 일본 출신 구로다의 호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겨울 일본 히로시마를 떠나 3년 3530만 달러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구로다는 정규 시즌 9승10패 방어율 3.73으로 기대에 부응한 데 이어 개인 첫 빅리그 포스트시즌에서도 승리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구로다는 6⅓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6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막판에 몰린 컵스는 선취점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고, 타선도 필요할 때 침묵하며 다시 한 번 '염소의 저주'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내셔널리그 최고인 97승의 기쁨이 플레이오프 단 3경기 만에 악몽으로 변했다. 다저스는 1회말 잡은 찬스를 놓치지 않고 점수로 연결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러셀 마틴의 인정 2루타와 매니 라미레스의 좌전안타로 만든 2사 2,3루에서 좌타자 제임스 로니가 컵스 선발 리치 하든을 두들겨 우익수 옆으로 떨어지는 2루타를 쳐낸 것. 마틴과 라미레스가 한꺼번에 홈을 밟아 2-0으로 앞서나갔다. 5회에는 팀의 중심인 마틴이 이름값을 했다. 1사 후 라파엘 퍼칼이 볼넷을 고르자 하든의 91마일 직구를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작렬했다. 컵스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여러번 만들고도 적시타 부재로 패배를 자초했다. 3회초 마이크 폰테노와 데릭 리의 연속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아라미스 라미레스가 평범한 3루땅볼에 그쳤고, 4회 2사 1,2루에선 하든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라이언 테리오와 후쿠도메 고스테케의 연속 안타와 폭투로 잡은 7회 2사 1,3루에서도 폰테노가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다. 컵스는 패색이 짙던 8회초 대릴 워드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 추격할 힘을 내지 못한채 무릎을 꿀고 말았다.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자랑하는 조 토리 다저스 감독은 구로다가 7회 흔들리자 코리 웨이드를 투입했고, 웨이드가 8회 1실점한 뒤에는 조나선 브록스톤을 내세워 컵스 공격의 맥을 끊었다. 브록스톤은 마무리 사이토 다카시 대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2점차 승리를 굳혔다. 한편 9월 마지막 4경기에서 연속 실점한 박찬호는 이날도 등판하지 않았다. 디비전시리즈에선 공을 던지지 못했지만 경기 일정이 늘어나는 NLCS에선 등판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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