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등판은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았다". SK 김광현(20)의 등판이 불발로 결정남에 따라 사실상 투수 주요 부문 타이틀이 확정됐다. 김광현은 다승(16승), 탈삼진(150개) 타이틀을 가져갔고 KIA 윤석민은 2.33으로 방어율왕을 확정지었다. SK 김성근 감독은 시즌 최종전인 5일 문학 히어로즈전에 앞서 "김광현은 애당초 오늘 등판시킬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이날 4⅓이닝을 무자책으로 기록할 경우 윤석민을 제치고 방어율 1위로 올라 설 수 있었다. 김광현은 지난 3일 KIA를 상대로 7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진 만큼 이틀 만에 다시 4이닝 이상을 소화할 지 미지수였다. 그러나 2일까지만 해도 김광현의 추가 등판은 없다고 밝혔던 김 감독은 지난 3일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광현이 간절히 원하면 5일 경기에 등판시킬 수도 있다"고 종전 입장을 갑작스럽게 바꿨다. 이에 김 감독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입장 번복 이유를 설명했다. 4일 경기에서 윤석민이 김광현을 추월하려면 4⅓이닝을 무자책점으로 던져야 했다. 그런데 김광현이 등판할 수 있다고 말하면 윤석민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것이 분명했고 이는 곧 윤석민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주기 위한 작전이었다. 윤석민이 마운드에 오래 서 있는 동안 두산 타자들이 1점이라도 낸다면 자연스럽게 방어율 타이틀은 김광현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연막작전은 윤석민의 호투 속에 빛이 바래고 말았다. 김광현은 아쉽게 방어율 2위(2.39)로 시즌을 마감해 트리플 크라운 기회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김 감독은 "어쨌든 좋은 결말이 난 것 아니냐"며 "광현이는 다승과 탈삼진 타이틀을 따냈고 윤석민은 방어율을 가져갔다. 한화 류현진이 아쉽게 타이틀을 가지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이라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