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어깨 때문에…" 한화 베테랑 이영우(35)가 부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시즌을 마쳤다. 이영우는 지난 4일 대전 히어로즈전에서 결승 3타점 2루타 포함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의 최종전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9월 엔트리 확대와 함께 1군으로 복귀한 이영우는 9~10월 13경기에서 31타수 10안타, 타율 3할2푼3리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수술한 어깨 통증의 재발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지난해 공익근무를 마치고 3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이영우는 그러나 97경기에서 2할3푼8리라는 타율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2년간의 공백기도 컸지만 고질적으로 통증을 안고 있었던 왼쪽 어깨도 부담이었다. 결국 시즌을 마친 뒤 수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FA 권리를 얻고도 FA 선언을 포기하는 아픔도 있었다. 조금 더 좋은 성적으로 정당하게 제 몸값을 받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기도 했다. 기대대로 이영우는 시즌 중반까지 최고의 공격첨병으로 활약하며 FA 대박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5월까지 53경기에서 182타수 58안타로 3할1푼9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도루는 하나도 없었지만 대신 2루타 17개로 만회했다. 농촌에서나 볼 법한 미소도 되찾았다. 그러나 너무 일찍 경기에 투입된 것이 결과적으로는 패착이었다. 시즌 초반 외야 수비까지 나섰는데 어깨가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리수였다. 이영우는 6월 23경기에서 타율 1할7푼2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고 7월 첫 날 자진해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영우는 "6월부터 어깨 통증이 심해진 탓에 방망이를 제대로 돌릴 수 없을 정도였다. 한창 재활을 해야 할 시기였는데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참고 뛰어야 했다"고 되돌아봤다. 어깨 상태가 많이 회복된 9월부터 이영우는 또 다시 3할대 타율을 때리며 본래의 타격감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시즌 전체 성적은 89경기 타율 2할8푼8리·2홈런·27타점·41득점. 하지만 지난해보다 장타율이 3할1푼3리에서 4할2리로 상승한 것이 돋보인다. 어깨 상태가 나빴던 6월 성적을 제외하면 타율과 장타율은 각각 3할1푼9리와 4할6푼이나 된다. 이영우는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두 달간 재활을 잘 받아 어깨 상태는 거의 완벽해졌다. 이달 초부터는 캐치볼도 시작했다. 내년에는 더 완벽한 어깨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그러나 어깨 때문에 풀타임으로 출장하지 못한 것이 1년을 미뤄온 FA 권리행사의 최대 걸림돌이다. 이영우는 "올 겨울에 FA 권리를 행사할지 안 할지 아직은 결정하지 못했다.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주어진 권리인 만큼 더욱 신중하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우는 "어깨 상태만 완벽하게 회복된다면 전성기 때 못지않게 활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엿보였다. 이미 올 시즌 이영우는 그것을 충분히 증명했고, FA 선언시 구단의 합당한 대우를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이영우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짜임새에서 큰 차이가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