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천재화가 신윤복이 남자란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과 영화 '미인도'가 주요 소재로 택한 팩션이다. 남장여인 신윤복을 주인공으로 한 사실은 똑같지만 구성과 내용은 하늘과 땅 차이다. 영화 '미인도'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 속에 양념 이상으로 에로티시즘을 듬뿍 넣었다. 고혹적 자태의 한복 차림으로 야들야들하게 한 곳을 응시하는 신윤복의 명화 '미인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인만큼 애시당초 '色'을 강조했다. 화가 신윤복의 일생에 대한 의문과 함께 '미인도'를 둘러싼 논란도 다양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에 쏟아지는 관심이나 마찬가지다. 화폭 속 여인의 신상부터가 궁금하다. '지체 높은 선비의 소첩' '유명한 기생' '신윤복의 정인' 등으로 의견이 나뉘어 있다. 영화 '미인도'는 아예 '미인도'의 그녀가 신윤복의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어떻게든 미성년자 관람불가의 딱지 를 피하려던 여느 심의 신청과 달리 '미인도' 제작진은 미성년자 관람불가 판정을 당연시하며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영화의 노출 수위와 성적 밀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신윤복 역의 김민선과 기녀 설화 역의 추자현은 파격적인 알몸 연기를 선보였다. 전윤수 감독이 크랭크인 때부터 18금을 각오하고 찍은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 화가가 되기 위해 남장을 했지만 사랑 앞에 여자이고 싶었던 신윤복과 그녀를 운명처럼 사랑하게 되는 남자 강무(김남길), 제자였던 신윤복을 탐하게 되는 김홍도(김영호)와 질투의 화신인 설화 까지 그림 ‘미인도’를 둘러싼 암투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음란서생' 이후 잠잠했던 '야한'(?) 사극 영화들의 잇달은 출현으로 올 가을 스크린은 에로티시즘에 흠뻑 적셔질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