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삼성 필승법' 맞대결에서는 과연
OSEN 기자
발행 2008.10.07 08: 36

[OSEN=이상학 객원기자] 초반에는 롯데, 후반에는 삼성. 8일부터 시작되는 롯데와 삼성의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롯데와 삼성 모두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데 그만한 이유들이 있다. 롯데는 경기 초반 선발이 약한 삼성을 기선제압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반면 삼성은 5회까지만 어떻게든 동점 또는 리드를 안고 간다면 후반에 강한 지키는 야구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5회 이전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 팀의 18차례 맞대결에서 절대란 결코 없었다. ▲ 롯데의 초전박살 롯데가 노리는 건 역시 초전박살이다. 롯데는 1~3회 득점이 207점으로 두산(238점) 다음으로 많다. 하지만 실점은 154점으로 가장 적다. 1~3회 득실점 마진이 가장 큰 팀이 다름 아닌 롯데다. 선발투수들이 경기 초반 안정된 피칭을 펼치는 가운데 타자들이 적극적인 스윙으로 기선제압에 앞장선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경기 초반을 어떻게 리드하느냐가 중요한데 롯데는 이 점에서 돋보이는 팀이다. 삼성은 롯데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선발진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삼성의 선발 방어율은 5.12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경기당 평균 투구이닝도 4.75이닝으로 5이닝도 되지 않았다. 5회 이전 조기강판이 44차례나 됐다. 롯데가 초반부터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기선제압에 성공해 분위기를 몰아간다면 경기를 의외로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삼성으로서는 선발투수들이 롯데의 경기 초반 파상공세를 이겨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반대로 롯데도 선발투수가 무너지면 답이 없어진다. 롯데는 삼성전에서 선발투수가 5회 이전 무너진 6경기 중 5경기에서 그대로 패했다. ▲ 삼성의 지키기 삼성의 강점은 역시 불펜이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삼성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이다. 실제로 올해 삼성은 5회까지 리드를 잡은 50경기에서 48승2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냈다.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승률이 무려 9할6푼으로 역전패당할 확률이 겨우 4%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물론 5회까지 리드하다 그 이후 동점 또는 역전도 경우도 있었지만 또 다시 뒤집고 리드를 잡아 따낸 승리가 10차례나 있었다. 근소한 승부에서는 이기는 법을 잘 알고 있는 매우 노련한 팀이다. 삼성으로서는 5회까지 리드점수를 잡거나 최소한 동점을 유지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 삼성은 7회 이후 실점이 145점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팀이다. 7회 이후 삼성 불펜으로부터 점수를 뽑아내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삼성 불펜은 철벽이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투구이닝(524⅓)을 소화하면서 세 번째로 낮은 방어율(3.57)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강한 불펜도 초반에 밀리면 무소용이다. 삼성은 1~3회 실점이 227점으로 가장 많으며 7회 이후 역전승이 6승으로 두 번째로 적다. ▲ 절대는 없다 그러나 올 시즌 양 팀의 18차례 맞대결에서도 5회까지 승부가 전체 승부를 좌우한 경우가 많았다. 의외로 선취점은 큰 의미가 없었다. 롯데는 선취점을 따낸 10경기에서 5승5패, 삼성도 선취점을 기록한 8경기에서 4승4패로 나란히 5할 승률만 거뒀다. 승부를 가른 요소는 역시 5회까지 리드했는지 여부였다. 롯데가 5회까지 리드한 10경기에서는 9승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냈으며 삼성도 5회까지 앞선 8경기에서 7승1패라는 호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5회 이후 한 차례의 역전경기 포함 동점이 됐던 경기가 4차례나 있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삼성은 올 시즌 7회 이후 역전패가 2패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다. 그러나 그 2패를 모두 롯데에게 당했다. 4월25일 사직 경기에서 오승환이 조성환에게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맞았으며 8월29일 사직 경기에서도 정현욱이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리드를 날렸다. 굳건한 삼성 불펜의 롯데전 방어율은 4.17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반대로 롯데 선발도 삼성전에서는 방어율 4.24로 시즌(3.67) 기록보다 높았고 19차례 선발투수 5회 이전 조기강판 가운데 삼성전이 6차례로 가장 많았다. 유독 변수가 많은 양 팀의 맞대결에서는 예측이 큰 의미를 갖기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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