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송승준의 'PS 데뷔전'
OSEN 기자
발행 2008.10.08 21: 24

기대에 완전히 어긋나는 피칭이었다. 8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은 롯데 자이언츠가 내세운 1선발 송승준(28)이 코너워크 구사에 실패하며 대량 실점으로 포스트 시즌 데뷔전을 날려 버렸다. 올시즌 12승 7패 방어율 3.76을 기록하며 롯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송승준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믿음 속에 '에이스' 손민한(33)을 제치고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그는 2⅔이닝 7피안타(사사구 3개) 6실점으로 무너지며 데뷔전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3-12로 패하며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지 못한 채 2차전을 기약해야 했다. 총 투구수 71개(스트라이크 42개, 볼 29개)에 직구 최고 구속 147km를 기록한 송승준은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회초부터 박한이(29)와 박석민(23)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를 자초한 송승준은 4번 타자 진갑용(34)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선제점을 내주는 듯 했으나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33)의 강견 덕택에 선제 실점 위기는 넘겼다. 제구력이 아쉬웠던 경기였다. 송승준의 직구 구위는 상대 선발 배영수(27)의 그것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있었으나 이는 승리를 가져다 주지 못했다. 주무기 스플리터 또한 홈플레이트 근처에 미치지 못한 채 일찍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삼성 타선을 현혹시키는 데 실패했다.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에 공을 제구하는 모습도 찾기 어려웠다. 치기 좋은 공이 많았던 송승준의 투구는 결국 3회 역전 및 쐐기 실점의 빌미를 가져왔다. 선두 타자 박한이에게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내준 송승준은 박석민과 양준혁에게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만들어주고 말았다. 최형우(25)를 고의사구로 걸러보낸 후 박진만(32)에게 1타점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승세를 내준 송승준은 채태인(26)에게까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결국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분명 송승준의 직구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6년 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타격 기술 면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룩한 타자들의 능력은 모서리 제구에 실패한 송승준의 공을 그대로 통타했다. 잘 긁히는 날에는 칼날 같이 떨어지던 스플리터 또한 위력이 떨어진 바운드 볼이 되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믿었던 송승준이 무너지는 바람에 뼈아픈 첫 경기 패배를 기록한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송승준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여 패배를 맛봤다. 베이징 올림픽서도 나서는 등 큰 경기에 나선 선수였는데 기대에 어긋났다"라며 아쉬움을 털어 놓았다. 분명 좋은 무기를 갖추고도 안정적인 경기를 선보이지 못하며 3만 관중 앞에 선발패를 당한 송승준이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이제는 국내 타자들이 155km의 광속구라도 배트에 갖다 맞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제구가 되지 않으면 타자들을 공략하기 힘들다"라며 제구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승준의 포스트 시즌 데뷔전은 그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 준 귀중한 경기가 되었다. farinelli@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언즈의 1차전이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2사 1,2루 송승준이 강판 당하며 아쉬워 하고 있다./부산=손용호 기자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