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상학 객원기자] "최소 5점 이상은 낼 것이다. 번트도 안 대겠다" 8일 사직구장.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삼성 선동렬 감독은 여유 속에서 자신감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선 감독은 구체적인 경기전망과 함께 전략도 가감없이 공개했다. 선 감독은 "우리 팀 공격력이 지난해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최소 4~5점 정도는 낼 것이다. 1~2점차 승부는 절대 아니다. 그래서 번트도 안 댈 것이다. 2번 타순에 박석민을 넣은 것도 강공을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선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관철해 나갔다. 1회 1번 톱타자 박한이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2번 타자 박석민에게 번트 사인을 내리지 않았다. 선취점을 유난히 강조한 선 감독이었지만 굳이 번트를 대가면서 한 점에 목맬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기대대로 박석민이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후속 양준혁에게도 번트 대신 강공책이었다. 결과는 3루 뜬공이었지만 선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1회 진갑용의 우전 안타 때 2루 주자 박한이가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의 총알 같은 송구에 걸려 홈에서 아웃됐지만 3회 다시 찬스가 왔을 때에도 선 감독은 변함없이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선두타자 박한이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출루하자 박석민이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찬스에서 양준혁의 중전 안타로 단숨에 무사 1·2루. 달아나야 할 상황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희생번트가 당연히 예상됐다. 예상대로 진갑용은 번트 모션을 취했다. 초구는 번트 모션에서 볼로 넘겼다. 하지만 경기 전에 선동렬 감독은 "번트보다는 강공을 펼칠 것이고 상황에 따라 바스터도 한 번 시도해 보겠다"고 말했다. 선 감독의 말대로 2구째 진갑용은 갑자기 번트에서 타격으로 전환했다. 진갑용의 타구는 번트를 예상해서 모여든 롯데 내야진의 틈을 파고들었다. 유격수 박기혁이 가까스로 막아 아웃시켰지만 진갑용이 부상 여파 등으로 거북이보다 느려진 탓이었다. 결과적으로 진갑용의 타구는 진루타가 돼 3회 7득점으로 이어졌다. 선발 배영수의 역할론도 들어맞았다. 선 감독은 "선발인 (배)영수가 관건이다. 5이닝 2실점이라면 성공이라고 본다. (배)영수가 선발로서 경기를 잘 만들어주면 쉽게 이길 것이다"며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예상과 비슷하게 배영수는 5이닝을 3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전 선 감독이 꼽은 최소 승리 필요점수 4점에 해당하는 최소 실점이었다. 결정적으로 삼성은 롯데를 12-3으로 크게 누르고 1차전 서전을 승리로 손쉽게 마무리했다. 선 감독은 "예전에는 적지에서 1~2차전하면 1승1패를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2승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