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상학 객원기자] 1년 전 아픔을 씻어버리는 역투였다. 삼성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27)가 팀에 귀중한 서전 승리를 안겼다. 배영수는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막아냈다. 팀의 12-3 승리에 디딤돌을 놓으며 선발승을 따낸 배영수는 지난 2006년 10월26일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구원승 이후 2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 승리투수를 차지했다. 1년간의 짧지만 길었던 재활을 이겨내고 따낸 포스트시즌 승리투수 타이틀이다. 경기 전 선동렬 감독은 배영수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선 감독은 "(배)영수가 관건이다. 선발로서 경기를 잘 만들어주면 경기를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5이닝 2실점이라면 성공이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후반기 (배)영수의 구위가 많이 좋아졌다. 팔꿈치를 수술한 이후에 구속이 떨어졌는데 많이 올라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 감독의 기대대로 배영수는 비교적 안정된 피칭으로 삼성이 승리할 수 있도록 경기를 만들었다. 1회 첫 김주찬-이인구-조성환을 공 6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기분좋게 출발한 배영수는 2회 카림 가르시아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손광민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헌납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실점을 막아냈다. 3~4회에도 안타 1개로 끝냈다. 이날 경기에서 배영수는 무사사구 경기를 펼칠 정도로 제구가 좋았다. 그 사이 삼성 타선은 3회 7득점, 5회 2득점을 올리는 가공할 만한 집중력으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마지막 고비였던 5회 배영수는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했지만 대세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배영수는 5회까지 딱 70개의 총 투구수를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승부가 기울어진 데다 배영수의 팔꿈치를 보호하려는 의도였다. 선동렬 감독은 "배영수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나온다면 5차전 선발이 될 것이다. 순서상으로 4차전 선발이지만 수술 후유증이 있는 만큼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배영수에게도 의미 있는 포스트시즌 승리가 된다. 배영수는 시즌 중에도 포스트시즌에 남다른 의지를 보였다. "포스트시즌에는 마음가짐이 다르기 때문에 공도 달라질 것으로 믿는다. 특히 작년에는 TV로 포스트시즌을 볼 때 가슴이 아팠다. 올해는 작년에 하지 못한 것까지 하겠다"고 말했었다. 이날 배영수는 2년 만에 승리투수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귀환했다. 이로써 배영수의 역대 포스트시즌 성적은 21경기 6승2패2세이브2홀드 방어율 2.25가 됐다. 가을에 이만큼 믿을 만한 투수가 있다는 게 삼성에게는 큰 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