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삼성-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사직구장. 삼성은 19안타를 몰아치며 12-3 대승을 거뒀다. 삼성의 3루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신(新)해결사' 박석민(23, 내야수)은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데일리 MVP로 선정된 뒤 '룸메이트' 김재걸(36, 내야수)의 모습이 떠올랐다. 김재걸은 6월 7일 광주 KIA전이 끝난 뒤 박석민의 23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깜짝 파티를 마련하고 슬럼프에 빠질때면 조언을 아끼지 않을 만큼 든든한 후원자이다. 마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수훈 선수 인터뷰를 통해 선배 김재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너무 긴장돼 아무 말도 못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방송 인터뷰할때 (김)재걸 선배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김재걸은 지난달 11일 대구 두산전 도중 상대 투수 이원재가 던진 공에 늑골을 맞은 뒤 7일부터 재활군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그는 김재걸이 늑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선배의 쾌유의 기원하며 모자 왼쪽에 김재걸의 등번호 '6'을 적었다. 선배와 함께 가을 잔치에 나서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던 박석민은 "내가 선배 몫까지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재걸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석민아,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편하게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박석민은 "갈비뼈 부상이 생각 만큼 아프지 않다고 하더라. 플레이오프에서 뛸 수 있다고 하던데 최선을 다해 선배와 플레이오프에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따뜻한 마음으로 후배를 아끼는 김재걸과 선배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 박석민. 고참과 신예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삼성의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hat@osen.co.kr 박석민-김재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