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송승준과 이용훈이 긴장한 탓에 실투가 많았고 우리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 (선동렬 삼성 감독)
"긴장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과 육체의 충돌이 있었지만 상대 선발 배영수를 어느 정도 공략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12-3 삼성의 승리. 접전이 될 것이라는 다수의 전문가 예상이 어긋났다. 삼성은 장단 19안타와 송승준(28)과 이용훈(31) 등 롯데 투수들의 난조 속에 쾌승을 거뒀다.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한 뒤 정규 시즌 3위로 8년 만에 가을 잔치에 나선 롯데는 삼성과의 첫 대결에서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1선발의 중책을 맡은 송승준은 2⅔이닝 7피안타 3볼넷 6실점으로 난타 당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고 구원 투수 이용훈도 3⅔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흔들렸다. 조성환(32)-이대호(26)-카림 가르시아(33)로 이어지는 롯데의 막강 클린업 트리오는 3안타를 합작하는데 그쳤다. 1개의 실책만 기록됐지만 보이지 않은 미숙한 플레이도 패인 가운데 하나.
포스트시즌 경험을 삼성의 강점으로 내세운 선 감독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롯데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송승준과 이용훈이 긴장한 탓에 실투가 많았고 우리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며 "우리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02, 2005, 2006년)과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어 선 감독은 "롯데가 오히려 긴장하고 다급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솔직히 2승 하려고 왔지만 적지에서 1승 1패를 거둔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경기에 임했다"며 "선수들이 훨씬 더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나선 덕분에 많은 점수가 나왔다.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로이스터 감독은 선 감독의 평가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정신과 육체의 충돌이 있었지만 상대 선발 배영수를 어느 정도 공략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그는 "선발 송승준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림픽에서 던진 투수이다. 올림픽보다 더 큰 무대는 없다. 수비에서 안 좋은 플레이가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루 플레이 도중 아웃됐는데 큰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삼성 타자들이 워낙 잘 치고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다.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실수하거나 실책이 나온다면 긴장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긴장에 대해서 준비를 잘 했고 위축되는 플레이없이 잘했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는 2차전 선발 손민한(33)에 대한 믿음도 변함없었다. "손민한이 좋은 투구만 보여준다면 내일(9일)은 이길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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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렬 감독-제리 로이스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