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즐기는 야구로 분위기 전환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10.09 17: 29

[OSEN=부산, 이상학 객원기자] 즐기는 야구에는 즐기는 야구. 9일 사직구장. 전날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12로 대패한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큰 경기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지 않아 지나치게 긴장한 선수들이 많았다'는 게 1차전 롯데 패인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3차전 선발로 내정된 장원준은 "던지지 않아도 긴장됐다"고 털어놓을 정도. 벤치에서 경기를 출장하지 않은 선수들도 긴장했는데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은 오죽 얼어붙을 만하다. 반면 삼성은 1차전에서 가을 축제의 야구를 즐겼다. 데뷔 후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간 박한이는 "포스트시즌에 8년간 쭉 출장해서 그런지 긴장감보다는 야구가 즐겁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즐겁고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선동렬 감독도 "즐기자는 자세로 나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다음 경기에서도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즐기는 야구였다. 하지만 롯데도 이제는 즐기는 야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을잔치 데뷔전에서 3안타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친 2년차 손광민은 "로이스터 감독님께서 즐기라고 주문하신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광민은 "개인 성적도 좋지만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며 승리에 대한 갈망을 내비쳤다. 장원준도 "오늘은 이길 것이다"며 승리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롯데 4번 타자 이대호의 생각은 또 달랐다. 이대호는 "1차전에서 대패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 야구를 하다 보면 잘 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해야 할 것만 확실하게 하면 된다. 아직 몇 경기 더 남아있다. 야구는 즐기면서 해야 하는 것이다. 꼭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팬들께서도 승패에만 연연하지 마시고 즐겁게 봐달라"며 가을잔치 참가에 의미를 두는 모습이었다. 롯데는 가장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다. 포스트시즌은 축제다. 롯데에게는 8년 만에 찾아온 축제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다. 지금이야말로 롯데는 즐겨야 할 때다. 하지만 제리 로이스터 감독도 "평소대로 하면 된다. 큰 걱정이나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2차전까지 지면 마음이 급해질 것은 사실이다"며 승부도 중요함을 내비쳤다. 제 아무리 즐기는 축제지만 그래도 이기면 더 빛나는 것이 프로세계의 인지상정이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