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강판' 손민한, 가을잔치 징크스 생기나
OSEN 기자
발행 2008.10.09 22: 11

[OSEN=부산, 이상학 객원기자] "오늘은 에이스가 나온다. 선발은 걱정없다" 9일 사직구장. 경기 전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33)에 대한 믿음을 내비쳤다. 로이스터 감독은 "어제는 공격과 수비는 만족스러웠지만 피칭이 문제였다. 피칭만 잘 된다면 해볼만하다. 오늘은 우리 에이스(손민한)가 나온다. 선발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철석같이 믿었던 손민한마저 5회 이전 조기강판되는 실망스러운 피칭으로 날개없이 추락하는 갈매기를 구출하는 데 실패했다. 손민한이 무너졌다. 롯데에게는 1~2차전 2연패 패배만큼 충격적이다. 손민한은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등판했지만 4⅔이닝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고전하더니 5회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만루위기에서 강영식에게 공을 넘긴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강영식이 후속 최형우를 삼진 처리해 추가실점은 없었지만 자칫 대량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초반부터 불안했다. 1회에는 박석민에게 2루타를 맞는 등 16개의 공을 던지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한 손민한은 2회 2사를 잡아낸 뒤 채태인에게 우측 펜스를 맞히는 대형 2루타를 얻어맞았고 이어 김창희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힘을 소진한 손민한은 결국 조동찬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2회까지 총 투구수가 36개나 될 정도로 그답지 않게 비경제적인 피칭의 연속이었다. 3회 박석민-양준혁-진갑용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가 싶었지만 4회 또 다시 2사를 잡은 후 채태인에게 한 방을 얻어맞고 말았다. 2-3 풀카운트 7구 승부에서 129km 슬라이더가 몸쪽 낮게 떨어졌지만 채태인이 그대로 퍼올렸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솔로 홈런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채태인에게만 2루타·홈런 등 장타를 연속해 맞으며 다소 움츠러들었다. 5회에도 손민한답지 않게 2사 2루에서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채 강판되고 말았다. 경제적인 피칭의 대명사였던 손민한이지만 이날 4회 2사까지 95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55개의 직구를 던질 정도로 변화구에서 직구 위주로 패턴을 달리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위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2사 이후 연속 실점도 아쉽다. 로이스터 감독은 "5이닝과는 관계없이 손민한은 2실점으로 막고 좋은 피칭을 보였다. 다만 투구수가 많았다"면서도 3차전 선발로 내정된 장원준에 대한 기대치에 대해 "오늘 손민한처럼 2점으로 막아주면 되지만 길게는 6~7이닝 정도 던지면 좋겠다"며 우회적으로나마 손민한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손민한은 지난 2000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에 선발등판했지만, 3이닝 5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지며 선발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8년 만에 다시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였으나 또 다시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맞아 5회를 채우지 못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로써 손민한의 포스트시즌 역대 성적은 8경기 1승2패 방어율 5.40이 됐다. '가을 징크스'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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