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묻어난 삼성 타자들의 배트 컨트롤
OSEN 기자
발행 2008.10.09 22: 12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맛을 안다'라는 말이 있다. 12년 연속으로 '가을 야구'를 만끽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타선이 페넌트레이스와는 조금씩 다른 타격을 선보이며 8년 만에 포스트 시즌 무대를 밟은 롯데 자이언츠에 연승을 거뒀다. 삼성은 9일 부산 사직구장서 벌어진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롯데전서 4-3으로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었다.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의 응원 속에서 삼성이 2연승을 거둔 데는 페넌트레이스와는 달랐던 타자들의 스윙에도 이유가 있었다. 1,2차전서 삼성 타자들 중 일부 선수들은 팔로우 스윙까지 이어지지 않고 공을 짧게 끊어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특히 박석민(23)이 1,2차전서 때려낸 6개의 안타는 모두 풀스윙이 아닌 끊는 동시에 방망이를 던지는 듯한 모습으로 이어졌다. 박석민이 지난 8일 경기서 3회 첫 번째 타석서 때려낸 1타점 중전 적시타는 풀스윙이 되지 않은 타격이었다. 이는 정상적인 수비 시프트였다면 유격수 땅볼로 이어질 수 있던 타격이었으나 박석민의 펀치력을 감안한 롯데 내야진은 후방으로 넓게 퍼진 모습을 보였다. 박석민이 끊어친 타구는 유격수 박기혁(27)의 옆을 지나쳐 중견수 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안타가 되었고 이는 1-1 동점을 만든 적시타가 되었다. 박석민의 끊어치는 타격은 9일 경기서도 이어졌다. 7회초 2-2로 팽팽히 맞선 상황서 방망이를 던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박석민의 타구는 좌전 안타로 이어졌고 이는 역전승의 도화선으로 연결되었다. 8일 경기서 3회 진갑용이 버스터 타법으로 친 타구 또한 이와 비슷한 타격이었다. 번트 자세를 취했다가 타격에 나서는 버스터 타법을 보여준 진갑용은 공을 맞추는 데 주력했고 이는 선행 주자를 출루시키는 진루타가 되었다. 비록 진갑용 본인은 허벅지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1루서 아웃되고 말았으나 장타력을 갖추고도 짧게 끊어친 타격은 눈여겨 볼 만했다. 박한이(29) 또한 끊어치는 타격으로 1차전서 4안타를 양산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롯데 타자들은 힘이 잔뜩 들어간 타격으로 적시타를 기록하는 데 실패했다. 특히 2차전서 테이블 세터로 나선 김주찬(27)-이인구(28)가 8안타를 합작했음에도 클린업 트리오가 단 1안타 1타점을 올리는 데 그친 것은 뼈아팠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삼성 타자들의 타격에 대해 "페넌트레이스와는 다르게 포스트 시즌 들어 짧게 끊어치는, 배트 컨트롤에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트 시즌 '단골 구단' 삼성의 경험이 눈에 띄는 장면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제패에 성공한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의 지론과도 일치한다. 김 감독은 평소 타격 훈련 시 "배트를 중견수 방면으로 보내는 듯한 타격을 보여주는 게 좋다. 힘을 모두 싣지는 못하더라도 끊어치면서 단타가 이어지면 득점 기회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라며 타자들을 조련했다. 1경기, 1경기가 당락을 결정하는 단기전은 페넌트레이스와는 확연히 다르다.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2연승에는 12년 동안 매 시즌 '가을 야구'를 겪어 본 사자들의 경험이 묻어 나왔다. farinelli@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2차전이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7회초 무사 선두타자로 나온 박석민이 스윙 후 방망이를 놓쳤지만 안타를 만들고 있다./부산=손용호 기자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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