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상학 객원기자] 이제 지키는 야구 중심의 마운드 팀이 아니다. 가공할 만한 집중력을 갖춘 타선의 팀으로 변모했다. 삼성 타선의 가공할만한 집중력이 준플레이오프를 강타하고 있다. 삼성은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3으로 승리하며 2연승을 내달렸다. 그동안 선동렬 감독 체제에서 삼성은 절묘한 마운드 운용과 불펜의 힘으로 이른바 '지키는 야구'에 능했던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마운드가 아니라 타선의 힘으로 시리즈를 지배하고 있다. 2차전에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는 사실이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2회 선취점을 먼저 따냈다. 2회 최형우와 박진만이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났지만, 채태인이 우측 펜스를 직접 맞히는 대형 2루타를 터뜨리며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어 김창희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찬스를 이어간 뒤 조동찬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리며 선취점을 얻었다.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다는 손민한에게서 뽑아낸 2사 후 선취점이라 의미가 있었다. 4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최형우와 박진만이 각각 땅볼과 내야 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나며 2사가 된 가운데 채태인이 다시 한 번 타석에 들어섰다. 채태인은 손민한과 7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7구째 손민한의 129km 슬라이더가 몸쪽 꽤 낮게 떨어지자 채태인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타구는 우측을 그대로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손민한에게는 카운터펀치였다. 장단 19안타를 폭발시키며 12-3으로 대승을 거둔 1차전에서도 삼성은 2사 이후 7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보였다. 3회 대거 7득점을 올릴 때에도 2사 이후 5득점을 휘몰아쳤다. 이날 삼성은 득점권에서 18타수 8안타 5볼넷 1희생플라이를 쳤다. 득점권 타율이 무려 4할4푼4리였다. 이날 2차전에서는 득점권에서 12타수 2안타 5볼넷에 그쳤지만 승부를 가른 6회 안타 3개로 몰아치며 또 웃었다. 삼성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 도합 78타수 28안타로 3할5푼9리라는 고타율을 마크하고 있다. 게다가 볼넷 13개와 사구 2개 등으로 출루율이 무려 4할6푼3리나 된다. 잘 치기도 잘 쳤지만, 그만큼 많이 보고 걸어나갔다. 롯데 선발 송승준-손민한 모두 투구수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2경기 도합 16득점 중 무려 9점이 2사 이후 득점이었고, 득점권 타율은 3할3푼3리에 달한다. 선동렬 감독이 웬만해서는 희생번트를 대지 않고 강공책으로 밀어붙이는 이유를 알 만한 대목이다. 과연 언제까지 삼성이 희생번트를 대지 않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