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그 야구의 최고봉인 플레이오프가 한창이지만 미국 방송계는 울상이다. 시청률을 끌어줄 빅마켓 구단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바람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기 어렵게 됐다고 한숨을 짓는다. 양대리그 디비전시리즈를 미국 내에 독점 중계한 케이블 방송 TBS는 디비전시리즈 15경기 평균 420만 명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경기 540만 명에서 22%가 하락한 수치다. 시카고와 LA의 두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시청자들은 '가을 야구'를 외면한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우선 가장 많은 팬층을 확보한 뉴욕 구단들이 나란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을 들 수 있다. 미국내 최고 인기 구단인 양키스와 양키스 못지 않은 팬을 보유한 메츠가 정규시즌을 끝으로 한 해를 마감하면서 뉴욕팬들의 관심이 야구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디비전시리즈 기간 내내 '세상을 뒤흔든' 뉴스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연일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월가의 금융 위기 소식과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TV 토론이 디비전시리즈 일정과 겹치면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10일(한국시간)부터 시작하는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의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그나마 가장 큰 관심사였던 컵스의 100년 만의 우승이 무산됐고, 화이트삭스 역시 탈락하면서 시카고팬들도 야구 시청을 중단하게 됐다. 여기에 화제의 구단으로 부상했지만 팬층이 엷은 탬파베이가 살아나면서 플레이오프 시청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중계하는 FOX TV의 에드 고린 제작 담당 이사는 와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제작 관점에서 보면 대도시 구단들의 탈락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요즘은 약간 바뀌기는 했지만 몇년 전만 해도 뉴욕팀들이 탈락하면 '다 끝났다' 라는 한탄이 나왔다"고 말했다. 끝까지 살아 남아 리그 우승을 다투게 된 팀은 보스턴, 탬파베이, 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이들 4개팀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끌 만한 월드시리즈 매치업이 있다면 보스턴과 다저스의 대결이다. 미국 제2의 시장을 보유한 다저스와 최근 강호로 부상하면서 '전국구 구단'으로 격상된 보스턴이 맞붙는다면 타 도시 팬들의 관심도도 증가할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많은 팬들은 '꼴찌에서 정상까지' 바라보는 탬파베이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지만 방송국 입장에선 '피하고 싶은' 구단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탬파베이가 우승하고, 내셔널리그에서 필라델피아가 올라간다면 이번 월드시리즈의 미국내 TV 흥행은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