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다가오는 호시노 감독의 그림자마저 부셨다".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결승타가 예상치 못한 또 하나의 결과를 나은 것일까. 10일 일본 에는 이승엽이 지난 8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과의 홈경기에서 날린 2타점 결승 2루타가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 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운명을 뒤바꿔 놓았다는 요지의 칼럼이 실렸다. 이 신문사 편집위원이기도 한 시미즈 기자가 쓴 이 글에 따르면 이승엽이 이날 친 결승타는 요미우리가 그야말로 대역전 우승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지만 항간에 나돌던 호시노 감독의 요미우리행 소문을 일축시킨 한 방이기도 했다. "하라 감독이 이끄는 요미우리의 그림자 속에 있던 호시노 감독의 대결로 비쳐져서는 안된다"고 전제한 시미즈 기자는 "어디까지나 한국 언론에서 나돌고 있는 소문"임을 전제로 "호시노 감독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면 하라 다쓰노리 감독에 이은 차기 요미우리 감독으로 간다는 시나리오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호시노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 즉 '호시노 재팬'을 깨부순 것이 이승엽이었고 그런 야망을 깨뜨린 이승엽에 하라 감독이 기쁨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10월 8일을 '자이언츠의 날'이라 선언했던 지난 8일에는 이승엽의 방망이를 앞세워 한신을 눌렀고 처음으로 시즌 단독 1위에 올라 리그 우승에 매직넘버 '2'를 새겼다. 호시노 감독은 현재 한신의 시니어 디렉터로 일하며 1억 엔의 연봉을 받고 있다. 현역은 물론 감독 시절 내내 요미우리를 '적'으로 여겼던 만큼 요미우리 감독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요미우리는 요미우리 출신만이 감독에 오를 수 있다는 '순혈주의'를 지켜오고 있다. 리그 우승이 아니면 다음 시즌 감독은 사실상 경질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문제는 하라 감독 다음에는 이렇다할 사령탑 후보가 없다는 것. 최근 요미우리 경기가 지상파에서 외면받고 TV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순혈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와 함께 순혈주의를 버릴 경우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이 바로 호시노 감독이다. 결론적으로 이 칼럼에 따르면 이승엽은 자신을 믿어준 하라 감독의 감독직을 연명시키는 짜릿한 결승타를 때렸다. 동시에 호시노 감독이 요미우리 사령탑으로 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일단 없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