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타' 박석민, "살아 나가려다 보니 운이 좋았네요"
OSEN 기자
발행 2008.10.10 07: 53

"출루하는 데 집중했더니 운 좋게 맞아 들어갔죠" '유망주'의 틀을 깨고 나와 팀의 '젊은 주포' 중 한 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박석민(23. 삼성 라이온즈)이 또다시 정확한 타격 본능을 자랑했다. 박석민은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2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매서운 사자후를 선보였다. 1차전서 5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위를 떨치는 등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10타수 6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정확한 2번 타자'의 전형을 선보인 박석민의 타격은 힘 대신 정교함을 내세웠다는 데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페넌트레이스서 주로 중심 타선에 포진하며 장타를 노리는 데 익숙했던 박석민은 준플레이오프 들어 2번 타자로 출격 명령을 받았다. 이는 시즌 막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페이스를 잃었던 박석민이 부담 없는 타격을 펼치며 찬스 제공에 앞장서길 바라는 동시에 하위 타선에서 찬스를 만들어 낼 경우 자신있는 배팅을 선보이라는 선동렬 감독의 주문과도 같았다. 박석민은 준플레이오프 들어 풀스윙이 아닌 방망이를 던지는 듯이 짧게 끊어치는 타법으로 찬스 제공과 타점 양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타구 예측서 오류를 범한 롯데 내야진의 실수도 큰 몫을 했으나 타구가 안타로 연결된 것이 모두 운이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박석민의 타격이었다. 배트를 꾹 잡고 팔로우 스윙까지 이어지지 않는, 단타 출루를 노리며 끊어치는 전략을 펼친 박석민은 삼성이 발견한 '미래형 주포'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시즌 막판 당한 늑골 부상 이후 회복에 힘쓰고 있는 선배 김재걸(36)을 위해 모자 왼편에 김재걸의 배번인 '6'을 새겨 넣은 박석민은 경기 후 "시즌 초반에는 2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출루하는 데 중점을 두며 일단 살아 나가겠다고 생각했다. 배트를 던지며 끊어치는 타격을 한 것은 따로 코칭스태프가 내린 지시 사항은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그는 "운이 좋았다"라는 말로 대답을 마친 뒤 홈 구장 대구 이동을 위해 인터뷰실을 나섰다. 밝은 웃음 속에서 3차전서도 정확한 타격을 선보이며 밥상을 확실하게 차려 놓겠다는 의지가 나타났던 그의 모습이었다. 끊어치는 타법으로 '2번 타자'로서 만점 활약을 펼친 박석민. 그의 활약상이 2008시즌 포스트 시즌서도 맹위를 떨칠 수 있을 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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