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예능, '아저씨돌-아줌마돌 세상'
OSEN 기자
발행 2008.10.10 08: 45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요즘 TV 예능 프로그램의 게스트들을 보면 아이돌 댄스 그룹 출신이 넘쳐난다. 그렇다고 꽃띠 나이의 꽃미남 꽃미녀만 가득해서야 예능이 예능다울수 있을까. 약방의 감초마냥 웃음 제조기로 나서는 중년 연기자와 개그맨, 가수 그리고 스포츠 스타들도 새롭게 뜨는 중이다. 이른바 아저씨돌과 아줌마돌이다. 망가지고 넘어지고, 부끄러울 게 뭐 있어 이들의 강점은 대책없이 수시로 망가지면서도 태연할 수 있는 얼굴과 이를 뒷받침하는 초강력 입심이다. 아이돌 스타가 보여주기 힘든 배짱과 경륜으로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웃겨야 살아남는 예능 프로의 특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연예인이야말로 아저씨돌 - 아줌마돌 콤비인 셈이다. 장기적으로 예능 출연이 가능하다는 것도 제작진이 이들을 선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젊은 스타의 상당수는 새 앨범이나 드라마, 영화 홍보를 위해서 예능에 몸을 담았다 뺐다를 반복하고 있다. '1박2일'의 이승기처럼, 출연 예능이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기 전에는 드라마나 영화 캐스팅을 거절하기 힘들기 때문. 아저씨돌 - 아줌마돌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연예인으로는 윤종신 박미선 이경실 조형기 김구라 김지선 이만기 등을 들수 있다. 이들 외에도 김한국 이승신 이영하 선우용녀 전원주 정수라 등은 MBC '세바퀴'를 비롯해 '샴페인' 등 각종 버라이어티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중년, 노년의 농익은 유머를 터뜨리는 중이다. 남녀 대표주자는 박미선과 김구라 그렇다면 남 녀 대표주자는 누구일까. 김구라와 박미선의 활동이 가장 눈에 두드러진다. 개그맨 선배 이봉원과 알콩달콩 잘 살고있는 새침데기 박미선은 겹치기 출연에 바쁠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다. 박미선은 1988년 MBC 공채 개그우먼으로 연예계에 데뷔하자마자 스타로 떴다. 전공인 코미디 외에 MC, 연기자, 라디오 DJ 등 다방면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결혼이후 활동을 줄였다가 복귀에 성공했다. 1993년 SBS 2기 공채 개그맨 출신의 김구라는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늦깎이로 다시 태어났다.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 등에서 거침없는 독설로 내공을 쌓던 그는 KBS 2TV ‘그랑프리쇼 불량아빠클럽’을 통해 안방극장에 얼굴을 내밀었고 지금은 MC 출연이 가장 많은 연예인으로 손꼽힌다. 박미선과 김구라 등을 앞세운 아저씨돌 아줌마돌은 자신의 결혼 생활과 또는 이혼후 겪은 아픔, 무명 시절의 설움, 전성기 당시의 회상 등 아이돌 스타들로서는 도저히 따라잡을수 없는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샘을 가슴에 품고 있다. 또 '부끄러운 게 뭐 있냐'라는 넉살 속에 강도 높고 아슬아슬한 발언 수위로 중 장년층을 겨냥한 예능의 진수를 선보인다. 한동안 갈 곳 없던 중 장년층 연예인들의 귀환을 반기는 게 요즘 TV 예능이 반갑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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