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운동장에서 선수가 의욕을 보여야 지원도 따를 것이다". 히어로즈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시진(50) 감독이 선수들에게 정신적 무장을 강조했다.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김시진 감독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 2대 히어로즈 감독 취임식 및 기자회견장에서 "이장석 대표께서 힘 닿는데 까지 지원을 약속했다"며 "그에 앞서 현장에서 선수들이 먼저 비전을 보여줘야 투자도 뒤따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봉 후려치기 등으로 구단의 지원이 소홀한 탓에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졌고 곧 성적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말이다. 결국 김 신임 감독은 구단을 탓하기에 앞서 선수들 스스로 최선을 다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던진 것이다. 마무리 훈련과 내년 캠프가 확실한 경쟁 체제로 돌입할 것임을 아울러 내보인 말이기도 했다. 이날 3년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등 총 8억 원에 계약서에 사인한 김 신임 감독은 유니폼을 입은 뒤 "잘 어울립니까"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우선 "반갑다. 재작년 감독으로 취임한 뒤 약간 돌아 다시 취임하게 된 김시진"이라고 입을 연 뒤 "복귀 기회를 주신 이장석 대표에게 감사한다"고 취임사를 시작했다. 이어 김 감독은 "올 1년 동안 경기감독관으로 활동하며 매 경기 승부에만 집착했지만 야구에 여러 변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냉정하게 경기를 볼 수 있어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올해보다 내년에는 어떤 식으로든 좋은 이미지를 남겨 팬들에게 다가설 것"이라며 "구단, 선수들과 3위 일체가 돼 팬들에게 어필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내년 목표를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한 팬이 "내년에는 우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해야죠. 전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특히 "올해는 뒤집히는 경기가 많았는데 이를 줄여달라"는 또 다른 팬의 부탁에는 "경기를 하다 보면 역전패, 역전승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올해 5번 마음에 안들었다면 내년에는 3번 정도로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시진 감독과의 일문 -내년 시즌 목표는. ▲당장의 성적 목표를 말하기보다는 선수와 스태프들간의 믿음이 중요하다고 본다. 운동장에서 최대한 땀을 흘리다보면 따라오는 것이 성적이라 생각하낟. 한마음으로 운동하는데 주력하겠다. -1년만에 복귀한 소회를 밝혀달라. ▲올해초 선수들과 헤어지면서 '언제 어느 시기에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니 나는 나대로 선수는 선수대로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8개월만에 다시 현장에 복귀했다. 기존 선수들은 내 자식과 같다. 포스트시즌과 우승을 여러차례 경험한 선수들인 만큼 우리라고 성적이 나쁘리라는 법은 없다. 여유를 가지고 열심히 하면서 선수들과 하나로 잘 어우러지도록 하겠다. -1년전 동안 어떻게 변한 것 같나. ▲나도 작년에 6위였다. 올해와 크게 차이가 없다. 투자는 선수하기 나름이지만 선수들도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 목적이 돼야 한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은 야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만큼 선수들은 팬들을 위해 허슬플레이를 많이 해야 한다. 깨끗한 유니폼보다는 지저분한 유니폼을 더 자주 보여줄 수 있도록 선수단에게 전달하겠다. -지금 히어로즈가 보완해야 할 점은. ▲투수 코치 출신이라는 점에서 보면 완투하는 투수가 많이 줄었다. 투구수도 늘리고 중간 투수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수비의 취약점도 보인다. 우선 선수들이 의욕을 갖고 투철한 프로 직업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채워진 후 세부적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선수와 대화를 많이 할 것이다. 땀을 많이 흘릴 것이다. 마무리 캠프 때는 기술적인 부분에, 내년 캠프 때는 시즌에 대비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능력 향상에 힘쓰겠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말도 듣는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선수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의욕 갖고 뛸 때 감독의 색깔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윽박지른다고 카리스마가 나온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부드럽고 냉철하게 갈 것이다. -올 한 해 선수들의 의욕이 많이 꺾였다. ▲여유롭지 않겠지만 이장석 대표께서 힘 닿는데 까지 지원을 약속했다. 그에 앞서 우리가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항간에는 연봉이 작아 태만했다지만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한 것이 가장 소중하다. 투자는 현장에서 선수들이 먼저 비전 보여야 뒤따른다고 생각한다. -용병은. ▲기존 용병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용병 데이트를 받아 구단 운영팀과 적절한 쪽으로 결정내릴 것이다.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 브룸바도 내 자식같은 선수라는 점에서 데려오고 싶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프리에이전트(FA) 선수가 많다. ▲FA는 선수가 행사하는 것으로 감독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성적 부족에 따라 FA를 선언할지를 고민하는 선수가 있으면 개별적으로 만나 조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대답하기에는 예민한 문제다. -코칭스태프 구성은 ▲이광근 수석코치는 일단 같이 간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코칭스태프 인선은 진행 중이다. 조만간 그림을 내놓겠다. letmeout@osen.co.kr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 취임식및 기자회견이 10일 오후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김시진 감독과 송지만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