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부담감도 느끼지 않고 긴장되는 것도 아닌데 답답하네요". 원인 모를 부진 탓일까. 10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삼성 외야수 최형우(25)의 표정은 어두웠다. 경찰청 출신 최형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삼성에 재입단하는 기회를 잡아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장, 타율 2할7푼6리(384타수 106안타) 19홈런 71타점 68득점 3도루로 신인왕 0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최형우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전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에 그쳤다. 최형우는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PO 1차전서 3회 2사 2,3루서 고의 4구로 걸어나간 것에 대해 "정면 대결을 피할때 기분이 묘했다. 고의 4구로 피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공도 치기 좋았고 배팅 때 타격감도 좋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삼성은 1차전에서 19안타를 몰아치며 12-3 대승을 거뒀다. 박한이(29)와 박석민(23)은 나란히 4안타 맹타를 휘둘렀고 양준혁(39)과 진갑용(34)은 3안타씩 때렸다. 최형우가 안타를 뽑아냈다면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할 수 있었다. 최형우는 2차전을 앞두고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다. "1차전에서 나만 못 치니 '오늘은 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종두 타격 코치는 최형우의 부진에 대해 마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코치는 "타격 밸런스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큰 경기에 대한 부담 탓에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며 "지금 상황에서 잘 하라고 조언하면 오히려 부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걸(36)은 "형우가 지금 부진하지만 두산전에 강하니까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옆에 있던 조동찬(25)은 "형우가 잘 쳐도 타구가 정면으로 가는 바람에 안타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뿐"이라고 용기를 불어 넣었다. 선 감독은 10일 훈련이 끝난 뒤 최형우를 비롯한 몇몇 타자들에게 일본산 고가의 방망이를 선물했다. 2경기서 무안타로 침묵했던 최형우가 오는 1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지는 준PO 3차전에서 삼성 팬들에게 귀중한 한 방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