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상학 객원기자] 보이지 않는 힘. 삼성이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연승을 내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많은 원동력들이 거론되고 있다. 작두를 탄듯한 정확한 경기 판세에 대한 예측과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앞세운 선동렬 감독의 용병술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박석민·채태인 등 젊은 타자들의 급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힘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타자들의 남다른 인내심과 끈질김이다. 1~2차전에서 삼성 타자들은 78타수 28안타로 팀 타율 3할5푼9리를 마크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출루율이다. 4할6푼3리로 팀 타율보다 1할가량 더 높은 것이다. 롯데가 1~2차전에서 71타수 21안타로 팀 타율 2할9푼6리를 기록하고 있으나 팀 출루율이 고작 3할1푼5리밖에 되지 않는 것에서 나타나듯 전반적인 출루 능력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더욱 큰 차이다. 삼성은 1~2차전에서 볼넷을 무려 14개나 얻어냈다. 롯데의 1차전 선발 송승준은 포크볼이 집중 공략당하자 어디에 던져야 할지를 모르다가 3개의 볼넷과 71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2차전 선발 손민한은 5회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95개의 공과 3개의 볼넷을 남발한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베테랑 양준혁과 김창희가 2경기에서 나란히 3개씩 볼넷을 얻어내며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는 데 일가견을 보였다. 진갑용·박진만·최형우도 2볼넷.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 타자들은 짧게 치는 방식으로 롯데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장타는 2루타 6개와 홈런 1개뿐이었다. 많은 안타에 비하면 장타가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다. 정확히 끊어치는 것도 돋보이지만 쉽게 물러나지 않고 끈질기게 승부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롯데 투수들은 1~2차전에서 이닝당 평균 투수구 20.3개를 기록할 정도로 어렵게 승부하며 힘을 소모해야 했다. 육체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 피로감도 컸다. 반면 롯데는 안타 21개를 치는 동안 볼넷이 단 2개뿐이었다. 이대호와 강민호가 1·2차전에서 1개씩 얻은 것이 전부. 그렇다고 장타가 많이 나온 것도 아니다. 2루타 3개가 장타의 전부. 타자들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맛이 삼성에 비해 떨어졌다. 삼성 투수들은 12차전에서 이닝당 평균 17.3개의 공만 던지면 됐다. 물론 스타일이 갑자기 바뀐 것은 아니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삼성은 팀 볼넷이 505개로 전체 1위였으며 롯데는 445개로 6위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