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롯데, 선발 장원준이 버텨야 산다
OSEN 기자
발행 2008.10.11 07: 51

[OSEN=대구, 이상학 객원기자] 그의 왼 어깨에 모든 것이 걸렸다. 8년을 기다려 온 가을잔치. 그러나 단 4일 만에 장을 거둬야 할지 모른다. 지난 8~9일 홈 사직에서 충격의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린 롯데가 11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절박한 심정으로 맞는다. 페넌트레이스 때처럼 휴식일이었던 지난 10일 훈련을 생략하는 등 평상심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는 롯데지만 속마음은 복잡하다. 믿을 건 3차전 선발투수 장원준(23)이다. 그가 버텨야 롯데에 승산이 있다. 롯데에게 1~2차전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믿었던 선발투수 송승준과 손민한이 차례로 5회도 버티지 못하고 조기강판됐다는 사실이었다. 롯데는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선발투수 5회 이전 조기강판이 19차례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20회가 되지 않은 팀이었다. 그 다음으로 5회 이전 선발투수 조기강판이 적었던 팀이 KIA로 33차례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롯데 선발진이 탄탄했는지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롯데의 선발투수 중용은 대단히 효과적이었다. 손민한-장원준-송승준-이용훈-조정훈 등으로 구성된 5인 선발 로테이션이 빠짐없이 돌아가며 불펜의 양적 부족 문제를 잘 해결했다. 그러나 최소 3경기로 끝날 수 있는 포스트시즌은 페넌트레이스 126경기와 확실히 다르다. 삼성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선발투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포스트시즌에서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와 불펜 운용으로 만회하고 있다. 삼성의 1~2차전 불펜 방어율은 1.59다. 선동렬 감독은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과 투수 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롯데 선발투수들도 손민한 정도를 빼면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하게 믿을 만한 선발이 없다. 불펜 싸움에서 충분히 승산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전력을 다해야 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경기를 만드는 선발투수만큼 리드를 지키는 불펜진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1~2차전에서 롯데 불펜 방어율은 5.06에 달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2차전에서 강영식과 최향남을 소모해 더욱 불리해진 3차전이다. 마운드 운용이 완전히 헝클어진 상황. 그래서 3차전 선발 장원준의 역할이 더욱 더 강조된다. 장원준은 올 시즌 26경기에서 완봉승 1차례 포함 4차례의 완투를 해내는 등 12승10패 방어율 3.53으로 활약했다. 경기당 평균 투구이닝이 5.99이닝으로 거의 6이닝이었다. 5회 이전 조기강판도 지난해 10차례에서 올해 4차례로 줄이며 롤러코스터라는 불명예를 떨쳤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2차전 손민한처럼 실점을 최소 2점으로 막으면 되지만 이왕이면 6~7이닝 정도 길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장원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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