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악몽. 지난 10일 요미우리가 13경기차 대역전 우승의 전설을 작성한 가운데 쓰라린 역전패퇴를 당한 한신은 초상집으로 돌변했다. 한신은 올시즌 일찌감치 독주체제에 나서 140경기째까지 1위를 지켰다. 7월9일 2위 요미우리 13경기차까지 벌려놓아 우승을 떼놓은 당상이었다. 그러나 요미우리에게 대추격을 허용하더니 141경기째 뒤집혔고 142경기째 우승을 내주었다. 지난 10일 요코하마와의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앞서다 무라타 슈이치의 3점홈런을 맞고 역전패했다. 야쿠르트를 꺾고 진구 구장에 남아 한신의 경기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요미우리 선수들과 요미우리 팬들은 환호작약했다. 어처구니 없는 한신의 우승좌절 이유는 타선의 부진이었다. 베이징 올림픽에 아라이 다카히로와 소방수 후지하라 규지 등이 출전하며 여름승부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특히 가네모토와 승리의 타선을 이끌어왔던 아라이는 허리 피로골절상을 입어 낙오하고 말았다. 곧바로 타선의 전반적인 침체로 이어져 힘겨운 레이스를 펼쳐왔다. 더욱이 막판 요미우리와의 맞대결에서 모조리 패한 것도 아쉬웠다. 오카다 아키노부(51) 감독은 경기후 요미우리 우승이 확정되자 요코하마 구장에서 "(타선부진에)참고 참고 싸우는 수 밖에 없었다. 요미우리와 직접 대결에서 승리했어햐 했다. 홈런에 당했다"며 힘의 차이를 인정했다. 한신은 8월 30일부터 요미우리와의 맞대결에서 연일 홈런세례를 맞으며 7연패를 당했다. 특히 막판 '한신 킬러' 이승엽에게 잇따라 홈런과 결승타를 내준 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한신의 역사적인 역전 패퇴와 함께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당장 오카다 감독의 거취에 변수가 생겼다. 오카다 감독은 스스로도 13경기차가 뒤집힌다면 그만 두겠다는 말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구단은 재빠르게 오카다의 재신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일본언론들은 진퇴 문제와 관련해 오카다의 속내를 궁금해하고 있다. 한신은 남은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설욕전이 남아있다. 그러나 리그 우승팀이 1승 어드밴티지를 갖는다. 더욱이 한신은 3위 주니치와의 1스테이지를 거쳐야 한다.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다. 팀에 무기력과 아쉬움이 지배하고 있다. 2008년 10월 10일은 한신 역사상 길이 남을 악몽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날이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