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사회 전반으로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패션뿐만 아니라 가요, 공연, 영화 등 다방면에서 복고풍이 유행이다. 드라마 역시 예외가 아니다. 스토리 전개가 향수를 자극하거나 과거 인기 있었던 작품을 다시 부활시키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진부해서 더욱 끌린다, ‘에덴의 동쪽’ ‘내 여자’ 평균 25% 안팎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MBC수목드라마 ‘에덴의 동쪽’은 평가가 극명하게 나뉜다. 이동철(송승헌 분), 이동욱(연정훈 분)의 가슴 절절한 형제애, 어머니 양춘희(이미숙 분)의 모성애, 지현(한지혜 분)의 안타까운 사랑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리고 먹먹하게 만든다. 하지만 동욱과 동철 사이에 숨겨진 출생의 비밀, 지현을 겁탈해 자신의 여자로 만드는 명훈(박해진 분), 절대악인 신태환(조민기 분) 등은 진부한 설정이라는 의견이다. 게다가 작위적이고 극단적인 감정표현, 대사 등이 구시대적으로 비치기도 한다. MBC 주말드라마 ‘내여자’ 역시 마찬가지다. 선박왕을 꿈꾸는 주인공 김현민(고주원 분)을 둘러싼 야망, 사랑, 배신, 갈등 등은 식상하고 진부해 보인다. 시청률 역시 저조하지만 시청자들은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이런 상황 설정이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에덴의 동쪽’ 배경이 되는 1960년대 탄광촌 주민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 개인을 희생했던 이들의 표본이다. 우울하고 암울한 시기였지만 희망을 품고 살아가던 시대다. 물론 화려한 출연진이 시청률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복고적인 스토리 전개가 인기 주요인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향수 가득한 그 드라마들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의 부활 움직임도 활발하다. KBS 2TV 일일드라마 ‘돌아온 뚝배기’는 1991년 KBS에서 방송돼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서울 뚝배기’의 리메이크작이다. 17년만에 부활한 ‘돌아온 뚝배기’는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는 과정이 아쉽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뚝배기’가 갖고 있는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상기시켰다. MBC ‘내여자’ 후속으로 방송되는 ‘종합병원2’는 1994년 히트작 ‘종합병원’의 두번째 시즌이 되는 격이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의학 전문 드라마였으며 신은경, 전도연, 김지수 등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시즌2에서는 당시 주인공이었던 이재룡이 다시 등장하며 김정은, 차태현 등이 새롭게 투입된다. 청춘드라마의 대표격인 KBS ‘사랑이 꽃피는 나무’ 역시 부활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1987년 방영 당시 인기에 힘입어 2탄까지 제작됐다. 1탄은 의과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미연, 최수종, 손창민, 최재성, 이상아, 최수지 등이 출연해 청춘 스타로 급부상했으며 2탄에서는 연극영화과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이미연이 재등장했다. 현재 부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은 1탄 주인공들의 20년 후 모습으로 병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은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TV를 통해 반가운 재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