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강영식, 친정팀에 '2경기 연속 뭇매'
OSEN 기자
발행 2008.10.11 17: 58

[OSEN=대구, 이상학 객원기자] 또 무너졌다. 불펜에서 가장 믿었던 셋업맨이라는 점에서 충격 강도는 더하다. 롯데의 가을잔치도 그대로 마감되고 말았다. 롯데의 좌완 셋업맨 강영식(27)이 '친정팀'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연속 무너지고 말았다. 강영식은 1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지만, 7회 양준혁에게 뼈아픈 동점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통한의 블론세이브를 저지르고 말았다. 지난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구원패를 당한 이후 또 찾아온 아픔이다. 롯데에서 가장 믿을 만한 셋업맨으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믿음을 산 강영식은 3-2로 1점차 근소하게 리드를 잡은 6회 1사 1루에서 구원등판했다. 첫 타자 채태인을 초구에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강영식은 강봉규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최형우를 2루 땅볼로 잡아 위기를 잘 넘겼다. 하지만 최형우와의 승부에서 홈런성 파울을 얻어맞는 등 일말의 불안함을 노출했다. 결국 7회 불길한 징조는 현실화되고 말았다. 7회 첫 타자 박한이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시키며 개가를 울린 강영식은 그러나 투스트라이크 노볼이라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조동찬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 다음 타자는 양준혁. 이날 경기에서도 안타와 볼넷을 각각 1개씩 얻으며 변함없는 선구안과 최고조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었다. 올 시즌 양준혁을 상대로 5타수 무안타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강영식이었다. 그러나 승부는 한순간에 갈렸다. 2구째 136km 슬라이더가 가운데 낮게 떨어졌으나 양준혁이 이것을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 대형 동점 투런포로 연결됐다. 7회 롯데가 1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가 싶었던 순간의 홈런이라 아픔이 배였다. 지난 2006시즌을 끝으로 신명철과 1대1 맞트레이드돼 삼성에서 롯데로 이적한 강영식은 이적 2년째인 올해 64경기에서 6승2패2세이브16홀드 방어율 2.88로 맹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친정팀 삼성에게도 남다른 의식을 보였다. "그동안 친정팀 같은 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주위에서 말이 많아 한 번 이겨보겠다는 의지가 생긴 게 사실이다"는 것이 강영식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2차전에서 선발 손민한을 구원등판했으나 1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무너지며 구원패를 당한 강영식은 그러나 3차전에서마저도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2경기 도합 방어율이 10.80이나 될 정도로 야속한 패배였다. 성공적인 한해를 보낸 강영식이지만 친정팀을 상대로 한 가을잔치의 끝자락에서는 깊은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하지만 강영식에게는 내년 시즌이 또 기다리고 있다. 강영식에게도, 롯데에게도 2008년은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더 많은 해였다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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