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야구장에서 소란 끝에 사람을 죽인 범인이 징역 16년이란 중형에 처해졌다. AP통신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상급 법원이 지난 2004년 9월18일 AT&T파크 바깥에서 싸움 도중 팀 그리피스란 팬을 흉기로 살해한 라파엘 쿠에바스에게 징역 16년 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경기는 배리 본즈가 통산 700홈런을 기록한 경기로 화제를 모았는데, 운동장 밖에 머물러 있던 쿠에바스는 말다툼 끝에 살인을 저질렀다. 사건 직후 구속된 쿠에바스는 정당방위 차원에서 그리피스의 가슴을 찔렀다고 변호했지만 법원은 2급 살인죄를 적용했다. 신시아 리 판사는 선고를 통해 징역형은 곧바로 집행되며, 복권을 위해서는 벌금 1만 달러를 납부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본즈는 3회말 상대 선발 제이크 피비의 변화구를 걷어올려 역대 3번째로 역사적인 700홈런을 기록했다. 이 공은 희소성 덕분에 80만 4000 달러의 거금에 팔렸지만 이후 본즈가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자 가치가 폭락, 소더비 경매에서는 10만 2천 달러에 재매각됐다. 이 공을 확보한 스포츠북닷컴이란 인터넷 도박사는 아무 조건 없이 야구 명예의 전당에 기증하겠다고 밝혔으나 명예의 전당 측은 "도박 회사의 기증품을 받을 수 없다"며 거부해 '저주받은 공'으로 불리고 있다. 홈런의 주인공인 본즈는 이후 62개의 홈런을 더 쳐내며 통산 홈런왕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그 또한 '스테로이드 사용의 힘'이란 비난 여론에 휘말렸고, 올 시즌 소속팀을 구하지도 못한채 은퇴 상태로 내몰렸다. 설상가상으로 연방대배심 위증 혐의로 기소된 그는 내년부터 법정에 서야 할 처지다. 경기 당시만 해도 역사적인 기념물로 추앙받았지만 이 홈런볼은 물론 야구장에 모인 팬, 본즈 자신까지 야구공 하나를 둘러싼 구성원 모두가 우울한 비극의 주역으로 전락한 셈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