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그 때 그 유망주로 컴백했다. 삼성 내야수 조동찬(25)은 유망주였다. 지난 2002년 2차 1번으로 삼성에 지명된 그는 김응룡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자랐다. 지난 2005년 삼성이 FA 유격수 박진만을 데려올 때 조동찬을 키우기 위해 3루수 김한수를 1루수로 돌린 것은 유명한 일이다. 그 기대대로 조동찬은 2005~2006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40타점 이상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특히 2005년에는 타율 2할7푼4리·16홈런·63타점·17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발휘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조동찬은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어깨 부상으로 38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성적도 좋지 못했다. 106타수 20안타로 타율이 1할8푼9리에 그쳤고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그 사이 올해 상무에서 제대한 박석민이 급성장해 조동찬의 텃밭인 3루를 꿰찼다. 졸지에 조동찬은 자리를 잃고, 여기저기를 맴돌아야 했다. 익숙하지 않은 외야에서는 본의 아니게 그라운드에 헤딩까지 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 악몽이 이어졌다. 그라운드에 머리를 부딪친 후 목 통증으로 한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으며 어깨 통증도 해볼려는 찰라마다 찾아왔다. 올해 성적도 보잘 것 없었다. 68경기만 출장한 가운데 151타수 34안타, 타율 2할2푼5리·2홈런·14타점으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9월에도 타율 2할2푼9리였다. 하지만 젊은 선수치곤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이 또 준플레이오프로 인도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조동찬은 존재의 이유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1~2차전에서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해 연이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하위타순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3차전에서 2번 타자로 올라온 조동찬은 또 다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며 3차전 경기 MVP를 차지했다. 특히 8회 승부를 가른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준플레이오프 기간 득점권에서도 3타수 2안타 1사구로 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 모두 4타수 2안타씩 때려내는 등 12타수 6안타, 타율 5할·4타점·4득점의 대활약이었다. 조동찬은 "시즌 초반에 비해 타격감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준플레이오프 안타 6개 가운데 5개가 타격감이 좋을 때 가는 가운데로 향한 것이 증거다. 조동찬은 "3루수가 편하지만, 2루도 큰 어려움은 없다"고 자신했다. 삼성은 내년 시즌 주전 2루수로 조동찬을 생각하고 있다. '돌아온 유망주' 조동찬의 명예회복은 비단 포스트시즌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 삼성에게도 매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