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강민호, 첫 PS '절반의 성공과 과제'
OSEN 기자
발행 2008.10.12 16: 03

[OSEN=이상학 객원기자] 절반의 성공인가. 8년을 기다린 가을잔치에서 단 4일 만에 장을 거둔 롯데는 침울하다. 하지만 시즌 전 롯데의 지상과제가 어디까지나 가을잔치 진출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2008년은 충분한 성공이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포스트시즌의 경험을 쌓게 한 것은 큰 힘이다. 모든 선수들이 또 그렇지 않지만 상당수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뒤 한 단계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롯데에서는 이대호(26)와 강민호(23)가 바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이었다. 1~3차전 모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이대호는 3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때려내는 등 꾸준함을 보였다. 1차전 4타수 1안타를 시작으로 2차전 3타수 1안타 1타점을 때리더니 3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3경기 도합 성적은 11타수 4안타, 타율 3할6푼4리·1타점. 4차례 득점권 찬스에서도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더욱이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성적이라는 것올 고려하면 뛰어난 활약이었다. 강민호도 1~3차전에서 6번 타자 겸 포수로 변함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강민호는 2차전에서 4타수 2안타로 살아나더니 3차전에서도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3경기 도합 성적은 10타수 3안타, 타율 3할·1타점. 그러나 5차례의 득점권에서는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잔뜩 힘이 들어간 타격으로 삼진 2개와 3루 땅볼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페넌트레이스에서처럼 시원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대호는 평소처럼 적극적인 타격으로 방망이를 돌렸으나 장타가 나오지 않았다. 12타석 가운데 7타석에서 3구 이내 승부를 벌였다. 물고늘어지는 맛이 없었다. 강민호는 2차전까지 스윙이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3차전에서 3회 끊어치는 타법으로 적시타를 때렸지만 7회 0-3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결국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타격을 떠나 더욱 근본적인 아쉬움이 두 선수에게 남았다. 이대호는 주루사만 2개나 기록했다. '거북이' 주루로 화제를 모은 진갑용은 허벅지 부상이 이유였지만 이대호는 부상도 없었다. 주루사를 떠나 전반적인 주루플레이에서 제약이 많았다. 이유는 모두가 아는 그것이다. 2루타 이상 장타가 될 것이 그냥 단타로 머물고, 2루에서 홈으로 들어와 득점해야 할 것이 3루에서 멈춘다는 것은 단기전에서 대단히 큰 차이다. 게다가 3루 수비의 범위가 좁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3루 수비의 범위가 좁은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강민호도 포수 본연의 역할에서 진갑용에게 완패를 당했다. 3차전에서 도루저지를 2차례나 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좋아할 것 없다. 삼성 주자들은 올 시즌 최고의 느림보이기 때문이다. 강민호는 타자에 따른 볼 배합이나 긴박한 상황에서의 대처, 그리고 투수와 상호작용과 홈플레이트 블로킹에서 미숙함을 드러냈다. 삼성 투수들의 볼넷이 6개인 반면 롯데 투수들의 볼넷이 무려 24개나 됐다는 사실은 투수의 제구력만 문제삼을 수 없는 부분이다. 상대가 '감독급 포수' 진갑용이었다는 게 강민호에게는 불운일 수 있지만 그에게는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으나 나머지 절반의 과제를 확인한 이대호와 강민호. 다음 포스트시즌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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