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전현 구원왕’ 출신 마무리 투수 대결서 누가 웃을까
OSEN 기자
발행 2008.10.12 17: 37

올 시즌 ‘돌풍의 핵’이었던 제리 로이스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11일 3연패로 맥없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후 포스트시즌 ‘마무리 투수론’에 대해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마무리 투수 코르테스가 부진했다. 부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부상여부는 모르겠다. 하지만 코르테스는 다른 곳에서도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등 긴 시즌을 보냈다”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포스트시즌에서는 가면 갈수록 마무리 투수들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긴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경기에 등판, 상대 타자들이 잘 알고 있고 집중하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들이 힘들다”고 밝혔다. 시즌 후반 투입돼 롯데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한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의 우완 강속구 마무리 투수 코르테스가 3차전서 결승점을 내주는 등 기대에 못미쳤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로이스터 감독의 분석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그러면서 포스트시즌에서는 경기가 거듭될수록 마무리 투수들이 수난을 당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사실 삼성의 특급 마무리 투수로 2006년부터 소방왕 3연패를 이룬 우완 오승환도 힘겨운 투구 끝에 승리를 지켰다. 10일 2차전서는 4-2로 앞선 8회부터 등판, 2이닝 1실점으로 고전한 끝에 세이브에 성공했고 11일 3차전서는 6-4로 앞선 9회 등판, 삼자범퇴로 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플레이오프행에 기여했다. 2세이브를 올리며 체면을 지켰지만 사실 구위는 예전만 못했다. 2차전서는 진땀을 흘리며 고전하다가 간신히 세이브에 성공하는 등 타자들을 압도하던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직구의 볼끝이 무뎌져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든 구위가 아니었다. 올 시즌 출발부터 부상 등으로 힘들었던 오승환은 관록으로 39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왕을 지켰지만 예전 ‘언히터블’의 구위에는 못미쳤다. 그래도 플레이오프 상대인 두산전서는 강세를 보인 것이 희망적이다. 롯데에는 2번의 블론세이브 등 약한 모습이었지만 두산전서는 7번 구원등판, 6세이브를 기록했다.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28일 경기서 1.2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세이브를 올린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2005년 신인이던 오승환을 제치고 구원왕을 차지했던 두산 우완 마무리 투수 정재훈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정재훈은 올 시즌 구위가 뚝 떨어지면서 신뢰를 잃어버렸다. 시즌 막판에는 일시적으로 선발로 뛰는 등 3승 3패에 18세이브, 방어율 3.23으로 저조했다. 올 시즌 삼성전에서는 구원으로 5번 등판해 1세이브에 그쳤고 선발로는 한 번 등판해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이 됐다. 삼성전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마무리 투수로 복귀한 9월 26일 삼성전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리며 살아날 조짐을 보인 것이 고무적이다. 두산 벤치는 시즌 후반 정재훈이 기대에 못미치자 이재우-임태훈을 임시 마무리로 대타 투입하기도 했지만 ‘명불허전’으로 결국 정재훈이 뒷문을 챙겨야했다. 오승환에 비해 시즌 막판 등판 후 보름동안의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 마운드에 오르는 점이 유리하다. 구위가 잘나갈 때보다는 떨어진 가운데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 전현 구원왕 대결에서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이번 플레이오프의 관전 포인트 중에 하나이다. 로이스터 감독의 말처럼 ‘마무리 투수 수난’이 예고되는 포스트시즌에서 누가 '불지르는 소방수'가 아닌 승자로 생존할 것인지 궁금하다. sun@osen.co.kr 정재훈-오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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