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삼성의 플레이오프의 화두는 고려대 동문간의 대결.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영광의 주역 김경문 두산 감독과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2005, 2006년)을 일궈낸 선동렬 삼성 감독의 한판 승부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선동렬 삼성 감독의 고려대 3년 선배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어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05년 감독 첫해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났으나 4전패로 고개를 떨궜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설욕의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쥔 두산은 삼성과의 대결을 위해 전력을 재정비했다. 삼성은 '태풍의 눈' 롯데를 3연승으로 꺾어 팀 사기가 하늘을 찌를 만큼 좋은 편이다. 김 감독은 '뚝심의 야구'를 추구한다. 한 번 믿는 선수에게 확실히 기회를 보장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아웃.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이승엽(32)이 부진에 빠졌지만 언젠가는 제몫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켜봤다.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전과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잇달아 홈런포를 터트리며 보답했다. 국보급 투수 출신 선 감독은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운 이른바 '지키는 야구'. 선발 투수가 5회까지 잘 막으면 경기 후반부터 안지만, 권혁, 오승환 등 특급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지킨다. 롯데와의 준PO 3경기에서도 뛰어난 마운드 운용 능력을 증명했다. 두산 김동주(32)와 삼성 진갑용(34)은 고려대 출신 뿐만 아니라 팀의 주장과 4번 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동주는 올 시즌 잔부상에 시달리며 109경기에 출장, 타율 3할9리 112안타 18홈런 104타점 55득점 2도루로 반달곰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삼성전에서 무려 3할4푼1리(44타수 15안타) 4홈런 19타점 7득점으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화끈한 안방마님' 진갑용은 공격과 수비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9리 76안타 11홈런 45타점 34득점 1도루. 그러나 두산전에서 타율 2할(30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에 그쳤다. 김 감독과 선 감독, 김동주와 진갑용은 동문의 끈끈한 우의를 떠나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맞붙는다. 고려대 동문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누가 웃게될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김경문-선동렬-김동주-진갑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