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타선, 이번에는 '집중력' 발휘할 것인가
OSEN 기자
발행 2008.10.13 07: 29

페넌트레이스와 단기전은 엄연히 다르다. 패배가 탈락의 길로 직결되는 포스트 시즌인만큼 타선의 응집력은 더없이 중요해진다.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하는 동시에 3년 만에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하게 된 두산 베어스는 3년 전 한국 시리즈서 타선의 집중력 부족으로 인해 뼈아픈 4연패를 당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8~11일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상대였던 롯데 자이언츠가 그와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3연패로 패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 동안 롯데의 테이블 세터로 출장한 김주찬(27)과 이인구(28)는 3경기 도합 3할3푼3리(26타수 12안타)로 정확한 타격을 선보였다. 그러나 클린업 트리오로 나선 조성환(32)-이대호(26)-카림 가르시아(33)는 셋이 합쳐 37타수 8안타(2할1푼6리)를 때려내는 데 그치며 선행 주자들을 효과적으로 홈에 인도하지 못했고 이는 3연패로 이어졌다. 두산에게 이 모습은 낯설지 않다. 바로 3년 전이던 2005년 한국 시리즈서 두산이 삼성에 보여 준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중심 타선이 비교적 정확한 타격을 선보이고도 개개인이 엇갈려버리며 시너지 효과를 낳지 못했다는 점이다. 3년 전 당시 두산은 다니엘 리오스(36. 전 야쿠르트)-맷 랜들(31)에 부상을 딛고 포스트 시즌에 출장한 박명환(31. LG)으로 이어진 선발진이 먼저 마운드에 오른 후 여의치 않을 시 계투 요원을 총동원하는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타선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4경기서 5득점에 그치며 4연패로 침몰했다. 이는 '3인 테이블 세터'로 나선 장원진(39)-임재철(33)-최경환(36. KIA)등의 기동력이 아쉬웠던 데도 이유가 있었으나 김동주(32)-홍성흔(31)-안경현(38)의 방망이가 안 좋은 쪽으로 조화됐던 이유가 컸다. 당시 4경기서 1~3번 타자들은 3할2푼7리(49타수 16안타)로 정확한 타격을 보여줬으나 홈을 밟은 것은 단 2회에 그쳤고 클린업 트리오 또한 2할9푼8리(47타수 14안타)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으나 타점은 4점에 머물렀다.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두산의 상위 타선은 김동주, 홍성흔을 제외하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종욱(28)과 고영민(24)이 가세하며 테이블 세터진의 기동력이 수직 상승했고 김현수(20)는 나날이 발전한 타격 정확성을 보여주며 안경현의 노쇠화에 대한 아쉬움을 줄여 주는 동시에 후반기 장타율이 5할5푼6리에 이르는 등 점점 3번 타자 본연의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의 상위 타선은 롯데 타자들에 비해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편이다. 롯데의 클린업 트리오가 동양 야구 3시즌 만에 첫 포스트 시즌을 경험한 가르시아까지 포함해 포스트 시즌 경험이 일천, 준플레이오프서도 큰 스윙으로 일관했던 반면 두산은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 올시즌 베이징 올림픽까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선수가 1~5번 타순 중 4명이나 포진, 단기전서 필수적인 밀어치는 타격 능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플레이오프서도 그대로 이어지느냐에 있다. 시즌 중 홍성흔은 "당겨치는 타격보다는 배트 결대로 밀어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밀어치면서 타구를 안정적으로 보내려 노력하다보니 타율이 높아졌다"라는 말로 올시즌 고타율(3할3푼1리-2위)의 비결을 밝혔다. 타격 1위(3할5푼7리) 김현수 또한 "큰 스윙보다는 배트 중심에 적절히 맞추는 데에 힘을 쏟았다"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홍성흔, 김현수의 발언은 준플레이오프서 삼성 타자들이 보여준 타격과도 맥락이 일치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수비가 빈 곳으로 타구가 갔으니 빗맞아도 안타가 나왔을 수밖에 없다"라며 웃어 보였으나 박석민(23), 박한이(29), 조동찬(25) 등은 큰 스윙보다 배트 중심에 맞춰 안타를 만드는 데 주력하며 적시타를 뽑아내는 '단기전 용 배팅'을 선보였다. 호쾌한 '한 방'만이 아닌 적절한 안타 여러 개로도 다득점은 가능하다. '미친 듯이' 활약하는 선수가 없다면 주전 타자들의 정확한 배팅이 요구되는 경기가 바로 포스트 시즌과 같은 단기전이다. 삼성에 복수를 꿈꾸는 두산 타선이 2008 플레이오프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farinelli@osen.co.kr 홍성흔-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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